카린, 또 이렇게 어질러 놨구나~! 정말~!

미안해, 엠마….

좋아, 금방 정리할 테니까 카린은 거기 앉아 있어!

네에….

[Fade in/out.]

카린은 샐러드 세트지?
내 거랑 같이 사 올 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큰일이야… 이건 안 좋은 징조인걸….
엠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되어 가는 것 같아….

아침잠이 많다는 이유로 깨워 주러 오고,
기숙사에서 학교에 올 때도
길을 잃을까 봐 손잡고 같이 등교하고….

이대로는 안 되겠어…!

카린~ 기다렸지! 같이 먹자~

맞다, 내일은 카린 방을 청소하러 갈게.

저기, 엠마. 청소는 내가 스스로 할게.
엠마는 하고 싶은 걸 해.
난 이제 그만 챙겨 줘도 되니까….

…혹시 내가 챙겨주는 게 성가신 거야?
만지면 안 되는 물건이라도 있었어…?

아니야. 그런 뜻은 아니지만,
자기 일은 스스로 하는 게 맞잖아.
앞으로는 엠마한테 기대지 않고 알아서 할 생각이야.

그렇…구나….

엠마?! 왜 그런 표정을 지어?!
내가 뭐 잘못했어?! 엠마~?!

[Fade in/out.]

후훗.
정말~ 카린은 금방 방을 어지럽힌다니까~
그래도 걱정 마. 내가 깨끗하게 치워 줄게!

항상 미안해.
아, 이쪽은 내가 할게….

괜찮아, 괜찮아! 나한테 맡겨!
스위스에 있을 땐 동생들이 어지럽힌 걸
항상 내가 치우고 다녀서 자신 있거든.

…싫어?

아, 아니! 정말 고마워!

난 엠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될 것 같네.

그렇게 돼도 괜찮아!
내가 곁에 있어 줄게, 카린.

후후, 그럼 그 대신 난 엠마한테 맛있는 걸
잔뜩 소개해 줄게. 아마추어 모델 친구가
맛있는 스콘 가게를 알려 줬거든. 나중에 가 보자.

스콘…! 가고 싶어!
청소 빨리 끝낼게!

응. 잘 부탁해, 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