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오전 수업 끝.
음악실 열쇠를 빌리러 가자…)

[Fade in/out.]

앗. 저기, 같이 점심 먹지 않을래?
오늘은 나도 학교 식당에서….

미안, 아유무.
난 오늘도 음악실에 가야 해서 점심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혹시 작곡 때문에 그래? 요즘은 방과 후만이 아니라
점심시간에도 계속 매달려 있던데… 괜찮아?
밥은 먹고 다녀?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지 마.
꼭 좋은 곡을 쓸 테니까 기다려줘.

응…. 알았어. 힘내!

[Fade in/out.]

(…마지막은 힘차게.
아니, 오히려 조용히 끝내는 게 좋을까…?)

(…이게 아닌데.
그렇게 하면 역시 끝부분만 붕 떠버려…)

에잇!

아얏?! 엇, 아, 카나타?
다른 애들까지…. 무슨 일이야? 연습은?

이미 끝났어~ 널 데리러 왔지~

선배, 엄청나게 집중하고 계시네요.
우리가 들어온 것도 전혀 눈치 못 채고.

무시하는 건가 싶었다고요~

그, 그랬어…? 미안….

괜찮아~? 너무 무리하는 건 좋지 않아.
그럴 때는 팍팍 쉬어 줘야 아이디어도 팍팍 샘솟을걸?

아하핫. 그렇지. 응, 괜찮아. 고마워.
금방 정리할 테니까 다들 조금만 기다려 줄래?

[Fade in/out.]

(인트로는 가능한 한 밝게, 업 템포 멜로디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거야. 후렴구에선 조를 옮겨서 변화를…)

(…안 돼! 틀렸어. 이게 아니야! 이래선 μ's를 이기지 못해.
μ's는 더 굉장한 곡을 만들고 있을 텐데)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보자. 괜찮아.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곡을 만들겠어…)

[Fade in/out.]

기다렸어, 니지가사키 학원!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당연히 잘 지냈지~! 너희도 잘 지낸 것 같네. 다행이야.

엠마 선배, 여긴 적지예요!
그렇게 친근하게 있으면 안 된다고요!

카스미, 꼭 며칠 전의 니코 같은 말을 하네.

역시 서로 닮은 꼴이야….

곡은 완성됐어?

응… 잘 부탁해.

우리야말로 잘 부탁해! 멀리까지 와줘서 고마워.

그럼 바로 μ's 대 니지가사키 10회전,
작곡 대결, 스타트니코♪

선공은… 그러고 보니 정하지 않았네.

난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그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쪽이 먼저 연주하기로 하자!
마키도 너도 손 내밀어 봐!

응.

간다~ 가위, 바위… 보!

…아.

마키가 선공이네.

…….

이거… 예감이 좋지 않은걸….

카, 카나타 선배.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선배, 신경 쓰지 마세요!

그, 그렇지. 연주 순서를 정한 것뿐이니까…!

얘들아, 괜찮아. 신경 안 써….

그럼… 연주할게.

[Fade in/out.]

(!! 뭐… 뭐야? 이거… 굉장해.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분위기가 변했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음이 열기를 품고 있어.
선율이 혈액처럼 전신을 돌며 심장을 두드려.
뜨겁고 괴롭고, 두근두근해서…)

(아. 이 감각, 뭔지 알아. 라이브를 보고 있을 때랑 같아.
아키하바라에서 합동 라이브 영상을 봤을 때도,
누마즈에서 Aqours의 라이브를 봤을 때도 그랬어)

(눈을 감으면 μ's가 이 곡을 부르는 모습이 떠올라.
보고 싶다…. 진짜 무대에서
μ's가 이 곡을 노래하는 걸 보고 싶어…!)

[Fade in/out.]

…저기 …듣고 있어?

저기, 정신 차려 봐.

[Fade in/out.]

어?!

마키의 연주가 끝났어요.

괜찮아? 뭔가 멍해 보이는데….

미, 미안! 괜찮아. 내 차례지? 연주할게.

(진정, 진정하자…. 괜찮아. 연습대로만 하면 문제없어)

(확실히 마키의 연주는 굉장했어. 하지만 나도
지지 않아. 2주간 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작곡했는걸.
연습도 착실하게 했어)

(μ's의 곡을 분석해 μ's에는 없는 요소들을 채워 넣은 곡이야.
질 리 없어. 이 곡으로 이길 거야.
그리고 멤버 모두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어라? 하지만…)

(모두의… 모두의 목소리가… 어땠지?
내 곡을 부르는 건…)

(우리의 라이브는 평소에 어떤 식이었지?)

…….

…저기… 선, 배…?

저기, 시작 안 해?

…못 하겠어….

뭐?

미안…. 나, 못 하겠어. 연주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