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애들이랑 얘기하면서 깨달았어)

(스쿨 아이돌 동호회에 들어온 뒤로 지금까지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건 멤버들에 관한 것들밖에 없어)

(멤버들이 노력하는 모습, 멤버들이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

(내가 뭔가를 했던 기억이 아니야…)

…넌 아직 잠이 안 와?

아… 네.

너무 흥분해서 잠이 달아난 것 같지는 않네.

무슨 고민이길래 그래? 고민 있는 거 맞지?
선생님에게 얘기해 봐. 다른 애들은 자고 있으니까.

우와, 어떻게 알았어요?

그야 선생님이니까 다 알지.

그래서 뭐 때문에 고민하는 거야?
카오루코 선생님에게 얘기해 봐.

그게요….

[Fade in/out.]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아서 고민이라… 청춘이네.

어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놀리지 마세요.

놀리는 거 아냐.
내가 보기엔 너도 충분히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같은데.

이미 지금 하루하루가 즐겁잖아?

그야 즐겁긴 하죠.
하지만 제 '즐거움'은 지금에 국한된 거라고 할까,
애들이랑은 다른 것 같다는 게 요즘 드는 생각이거든요….

저는 그냥 생각 없이 '즐거움'에 휩쓸리고 있는 거예요.
다른 애들은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았는데….

으음, 그렇게 다른 것 같지는 않은데.

전혀 다르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자꾸 마음이 급해져요.

그렇구나.

혹시 카오루코 선생님은 어땠는지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선생님도 자기만의 '즐거움'이라든가
하고 싶은 일이 있죠?

나? 난 그냥 본능이 이끄는 대로
하고 싶은 걸 하며 사는 거지.

어디 보자, 그럼 내가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을
창립했을 때의 얘기를 들려줄게.

그때는… 아마 사람들 중 대부분이
스쿨 아이돌의 존재를 모르지 않았을까?

나도 그랬고.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만났지.
그때 일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해.

너도 그렇지 않아?
처음으로 스쿨 아이돌의 눈부신 모습을 봤던 날은
잊을 수가 없지?

네,

[Fade in/out.]

제 경우에는 아유무랑 같이 봤던
μ's와 Aqours의 합동 라이브였어요.
순식간에 눈길을 사로잡혔죠.

난 작은 공원의 야외무대였어.
거기에 정말 즐겁게 노래하는 애가 있었지.

[Fade in/out.]

공연을 보는 사람은 몇 명 되지도 않았어.
공연에 집중한다기보다는 쉬려고 앉은 김에 보는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야.

하지만 걔는 정말 열심이었어.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것 같으면서도
앉아 있는 사람들 얼굴까지 하나하나 보고 있더라.

눈앞에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해 말을 걸고,
노래하고, 춤추는 그 모습에 난 마음을 빼앗겨 버렸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무대 근처까지 가서 보고 있었어.

그게 나와 스쿨 아이돌의 만남, 보물처럼 소중한 기억이야.

그 마음 잘 알아요. 스쿨 아이돌과 만난 순간은
저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카오루코 선생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나요?

그럼! 공연 끝나고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바로 들이댔지!

[Fade in/out.]

아하하, 카오루코 선생님답네요.

나도 모르게 걔한테 “방금 그거 뭐야?! 아이돌이야?!”
하고 물었지 뭐야.

그리고 걔가 가르쳐 줘서 알게 됐지.
걔가 하는 건 '스쿨 아이돌'이라고.

그렇게 걔랑 친해진 뒤로
'스쿨 아이돌'에 관해 이것저것 배웠어.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관심이 커져서
걔한테 다른 스쿨 아이돌 애들도 소개받았지.

그래서 그때부터는 매주 다양한 곳에 가서
다양한 스쿨 아이돌을 봤어.

역시 행동력이 뛰어나네요.

행동력으로 따지면 네가 나보다 더 뛰어날걸?
한 번 무산되었던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을 부활시킨 건
다름 아닌 너잖아.

이런, 말이 좀 샜네.

그래서 스쿨 아이돌 애들은 다들 정말 생기가 넘치잖아?
난 걔들과 함께라면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함께라면 지금까지 없었던
뭔가 새로운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야!

그래서 걔들을 불러 모은 다음에
뭘 할 수 있을지, 뭘 하고 싶은지 얘기를 나눴어.

그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의 원점인가요?

그런 셈이지.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
나도 다른 애들도 뭐부터 손대야 할지 전혀 몰랐거든.

실패의 연속이었지. 아하하, 그래도 엄청 재미있었어!

…아, 슬슬 다음 휴게소가 나오겠네. 잠깐 들렀다 갈게.

시간도 적당하니 우리도 여기서 눈 좀 붙이자.
Aqours의 라이브는 나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보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