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온천, 정말 개운하고 좋았어…!
역시 목욕탕은 넓어야 제맛이지♪)

…어라?
리코!

안녕. 목욕하고 오는 길이야?

응. 리코는… 무슨 일이야?
벌써 밤이 다 됐는데….

우리 엄마가 조림을 잔뜩 만들어서 가지고 왔어.

그리고 서머 페스티벌과 관련해서 치카한테
뭐 좀 확인할 게 있어서.

확인… 실은 나도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방에 가려고 했는데.

그랬구나.
그럼 같이 갈까?

응.

[Fade in/out.]

치카, 아직 안 자?

안녕, 실례할게….

[Fade in/out.]

흐엑?!
으아앗!

두, 둘 다 여긴 웬일이야?!

일어나 있었네.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할 얘기가 있어서….

할 얘기?

치카, 방금 아주 진지하게 뭔가를 읽고 있던데….

그, 그게….

…치카,
혹시 신곡 때문에 고민 있는 거 아니야?

어?

나도 그런 느낌이 들었어.
낮에 라이브 얘기가 나왔을 때
치카의 반응이 좀 이상했던 것 같거든.

라이브는 시작 전까지 정말 불안하잖아.
곡이나 댄스도 이대로 괜찮은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고.

혹시 치카가 그것 때문에 고민 중이라면
힘이 되고 싶어….
뭐든지 돕겠다고 했으니까!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리고 곡에 대한 건 Aqours 전체에 관한 일이기도 하잖아.
혼자 끙끙대지 마.

얘들아… 고마워.

물론 나 같은 외부인이 Aqours의 곡에
이러쿵저러쿵 말할 입장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아! 힘이 되고 싶다고 해 줘서 기뻐.
너희 말대로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데,
얘기해도 될까?

응.

말해 봐.

고마워.

그게 말이지, 서머 페스티벌에서 부를 신곡의…
가사 때문에 고민이야. 여기.

이거, 가사 노트야?
아까 읽던 게 이거였구나. 나도 봐도 돼?

당연하지!

가사에 관해서는 처음부터 꽤 고민이 많았지.
Aqours 멤버들과도 상의하면서 점점 틀이 잡히고는 있었지만.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도
곡이 잘 안 만들어진다고 했었지….

축제 때 부를 곡이니까, 축제의 흥겨운 분위기나
설레는 느낌을 표현하는 가사를 썼어.

라이브를 보러 온 사람들이 정말 즐거웠다고
진심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거든.

그 마음은 가사에도 잘 드러난 것 같아.
하지만 이게 완성은 아닌 거지…?

응…. 평소에는 가사를 다 쓰면
“완성이다!”, “바로 이거야!”라는 기분이 드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다 써도 그런 기분이 별로 안 들어….
그렇다고 이 가사가 맞지 않다는 건 아니고….

뭔가 부족하다는 뜻이야…?

맞아, 바로 그거야~!

아, 그럴 때 있지.
옷을 갈아입었는데 왠지 어색하다 싶더니
옷 단추가 하나 떨어져 있을 때의 그 느낌.

비유가 참 특이하네….

부족한 점이 뭘까?
축제 요소를 더 늘리면 될까…?

축제하면 치카가 방금 말한 것처럼
떠들썩하고 설레는 느낌이지.

그리고 가마를 옮기는 기합 소리,
밤에 켜지는 노점의 불빛….

네 생각은 어때?
축제하면 딱 생각나는 거 있어?

글쎄… 으음… 이야기가 조금 빗나가지만…
난 마을 축제에 준비 단계부터 참가해 본 게 처음이거든.

Aqours 멤버들과 준비를 진행하면서, 축제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노력한다는 걸 알고 놀랐어.

축제를 기획한 사람, 홍보하는 사람,
장비를 구해오는 사람, 행사장을 정리하는 사람,
거리를 장식하는 사람….

모두가 방문객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일하고 있어.
내가 아는 '즐거운 축제'는 그런 사람들의 소망이 모여서
완성되는 거였어.

그렇구나… 맞아, 축제에는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태고 있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 그걸 보러 오는 사람.
어느 한 쪽도 없어선 안 돼….

축제는 다 같이 만드는 거야.
축제를 사랑하는 수많은 마음이 한데 만나서
축제가 완성되는 거야…!

헉! 노트, 노트 좀 줘!

아, 알았어! 여기!

[Fade in/out.]

…느낌이 왔나 보네.

엄청난 속도로 쓰고 있어….

(치카의 얼굴이 정말 반짝이고 있어.
이 정도면… 걱정 없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