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다들 앉아. 벌써 수업 시작됐어~
하긴 이렇게 화창한 날에
책상에 앉아 있는 것도 아깝긴 하지.

솔직히 나도 밖에 나가고 싶거든~
아, 이 말은 다른 선생님들한테는 비밀이다.

한번 그런 생각이 들면 평정심을 찾는 게 힘들단 말이지~

그래, 이렇게 하자!
이번 시간은 원래 세계사 시간이지만,
오늘은 내가 그냥 적당히 얘기를 해 줄게.

내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느낀 재미있던 점 같은 거.
이것도 세계에 관한 거니까 괜찮지?

이건 내가 남미에 갔을 때 얘긴데….

[Fade in/out.]

오, 여기 자리 비었네. 앉아도 돼?

네. 카오루코 선생님, 점심은 학교 식당에서 드세요?
선생님이니까 교무실에서 드실 줄 알았어요.

여기 학교 식당이 맛있어 보이길래~
그리고 교무실은 선생님밖에 없어서 뭔가 답답하거든.

그건 그렇고, 아까 내 수업 괜찮았어?
너희랑 수다 떨다 보니까 수업 시간이 끝나버렸네.

저는 재미있었어요. 카오루코 선생님의 이야기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체험한 일을 세계사와 잘
연결 지어서 설명해주시니까 이해도 잘 됐고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이야기에 푹 빠졌던데요.

아, 그런데 말이 안 통하는데도 한동안 머물다 보니
현지에 적응했다는 얘기는 수업 끝나고도 다들
카오루코 선생님이 신기하다고 했었어요.

아하하~ 흥분해서 너무 많이 떠들었나 했는데
괜찮았나 보네. 그런데 선생님이라고 일부러
듣기 좋은 소리 하는 거 아니지?

그런 거 아니에요!

카오루코 선생님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우와, 역시 칭찬이 과하다니까.
난 아직 멀었어. 하고 싶은 일도 조금밖에 못 했고.

…저기,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아?

뭔데요?

시오리코에 관한 얘기.

시오리코가 스쿨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다니
내게 있어서는 포상 같은 거지만,
그 애한테 무슨 심경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거든.

시오리코는 스쿨 아이돌에 대해
별로 좋은 감정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오랜만에 만났더니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거야.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때 내가 등을 떠밀긴 했지만,
그게 이유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

내가 모르는 그 애에 관해 자세히 얘기해 줄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시오리코는….

[Fade in/out.]

그랬구나…. 뭐, 그 애가 자기 마음에
솔직해진 것 같아서 다행이야. 고마워.

고맙긴요!
저는 시오리코가 스쿨 아이돌이 돼 줘서
가슴이 설레는걸요!

후훗, 네가 있으면 시오리코도 걱정 없겠다.

그런데… 그렇단 말이지.
시오리코도 아직 한참 어린애구나.

시오리코가 어린애라고요?

그래. 고집이 세고 시야가 좁아서
옛날부터 사람 속을 태웠거든.
그래서 내버려 둘 수가 없었어….

그런 면이 못 견디게 귀엽긴 하지만.

[Fade in/out.]

회장님, 이 서류도 확인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네… 아직 이렇게 많이 남았군요.
서둘러 확인할게요.

아, 이건 학생회 업무는 아니에요.

네? 그럼 이 서류 더미는 뭐죠?

회장님이 유키 세츠나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저희가 생각한 퍼펙트 플랜이에요!

퍼, 퍼펙트 플랜…?

이 플랜대로 하면 회장님은…
아니, 스쿨 아이돌 미후네 시오리코는
유키 세츠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가 될 거예요!

그, 그렇군요….

그러려면 먼저 강렬한 이미지 전략이 필요해요!
다음 곡은 과감하게 헤비메탈 스타일로….

잠깐만요, 사츠키.
회장님은 헤비메탈 이미지와 안 어울려요.
그보다는 사람의 정서를 표현하는 방향성이 낫죠.

헤비메탈이 어울려!

아니요. 회장님은 사람의 영혼을 노래해야 해요.

영혼 하면 헤비메탈이지!

사람의 영혼을 노래하려면
트로트 같은 것도 괜찮겠네요….

아니, 헤비메탈이라니까!

둘 다 진정하세요. 두 가지 다 시험해 볼게요.
저를 위해 일부러 조사해 주셔서 고마워요.

회장님…! 우리에게 맡겨 주세요!

회장님이 훌륭한 스쿨 아이돌이 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드릴게요!

후후, 든든하네요.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