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리나구나. 학교 식당에 가려고?

응.

애들이랑 같이 점심 먹을 건데 리나도 가자.

그래? 고마워.

(어라, 저기 있는 건…)

[Fade in/out.]

문을 부수다니 정말 상식이 없네.

미아가 작곡실에서 안 나오니까 어쩔 수 없잖아.

방법은 잘못되긴 했지만,
란쥬도 미아를 걱정해서 그랬던 거예요.

걱정해 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물론 그런 부탁은 안 받았지.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

아니, 그보다 신곡은 언제쯤 들려줄 거야?
너무 오래 걸리니까 다른 애들이
네가 슬럼프에 빠진 게 아니냐는 농담까지 하잖아.

곡은… 이미 완성했어….

뭐야~! 그럼 이따가 들려줘.

…난 그냥 부실에서 먹을래. 보고 싶은 방송도 있고.

방송…? 아, 야구 말이야?
상관은 없지만, 란쥬랑 시오리코랑
같이 있는 게 더 재미있지 않아?

야구가 더 재미있어.

오늘은 꼭 셋이서 점심 먹을 거야!

You oppressive tyrant.

자자, 요리가 식으니까 진정하고 식사해요.

정말이지… 이런 제멋대로 아가씨랑 소꿉친구라니,
시오리코도 고생이 많구나.

그렇지 않아! 란쥬랑 시오리코랑 카오루코는
아~~주 예전부터 절친한 사이였어!

그렇다는데?

손이 많이 가는 점도 포함해서 내버려 둘 수 없는 사람이죠.

시오리코도 참 특이하구나. 뭐, 그럼 란쥬랑 잘 어울리겠네.

그나저나 여기 학교 식당에는 든든히 먹을 수 있는
고기 요리가 부족하네. 엄마한테 얘기해서
메뉴에 스페어립이라도 추가해 달라고 할까?

미아도 햄버거 같은 걸 먹어선 힘이 안 나지 않아?

난 이게 좋아서 먹는 거야.

그런 것만 먹으면 키가 안 큰다구!
고기야, 고기!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간 걸 먹어!

[Fade in/out.]

멀리서 봐도 역시 눈에 띄네….

저 세 사람도 오늘은 학교 식당에서 먹는구나.

미아는 나랑 마찬가지로 햄버거를 먹고 있어.
미아도 햄버거를 좋아하는 걸까?

난 잠시 시오리코랑 얘기 좀 하고 올게.
그래도 될까?

나도 갈래.

그럼 셋이서 갈까?

[Fade in/out.]

시오리코!

아유무!

꺄악! 아유무! 리나!

…그리고 너도 있었구나.

아하하, 안녕. 오늘은 학교 식당에서 먹는 거야?

흐흥! 여기 있으면 동호회 애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죄, 죄송해요. 말투는 좀 그렇지만,
마음은 순수한 아이랍니다….

응, 솔직한 성격이라는 건 아니까 괜찮아.

아유무, 리나. 이렇게 만난 김에 같이 먹자!
앗, 고기! 고기가 있는 게 좋겠지?
지금 셰프한테 가져오라고 할게!

[Fade in/out.]

…지금 들은 게 다음에 부를 곡이야.

왠지 평소랑 분위기가 다르네?

별로야! 미아, 이건 저번 곡을 뛰어넘지 못했어.

란쥬,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별로인 걸 별로라고 하지 못하는 퍼포머는
무대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야, 카린.
란쥬는 진지하다구.

아닌 건 아닌 거고, 좋은 건 좋은 거야.
그것부터 따지고 봐야지.

미아가 왜 작곡실에 틀어박혀 있었는지 알겠어.
우리가 감탄할 만한 곡을 못 만들어서 그랬구나.

…Shit.

기분이 안 좋은 건 오히려 나야.
난 미아가 최고의 멤버라고 믿고 데려왔어.
나를 만족시키는 곡을 만드는 게 미아의 사명이라고.

테일러 가문의 일원이라면 당연히 해야되는 거 아냐?

……!

란쥬, 이제 그만하세요.
미아는 지금까지 놀라운 속도로 최고의 곡을 만들었잖아요.
그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건설적인 의논을 하도록 하죠.
카린, 아이, 이 곡을 듣고 느낀 소감을
솔직하게 들려주세요.

있잖아, 아이는 왠지 직감적으로
“아, 그 애가 만든 곡 느낌이 난다”…하고 생각했어.

뭐야?!
그런 어린아이 같은 애가 나보다 위라는 거야?!

아이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미아는 미아고,
그 애는 그 애라는 거지. 미아의 곡은 미아밖에
못 만드는 것처럼 그 애의 곡은 그 애밖에 못 만들어.

…결국 내가 그 애한테 밀린다는 얘기 아냐?

누가 더 위인지 따지는 게 아니야. 방향성이 다르다고 할까…
아이는 그 애가 만드는 곡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미아가 만드는 곡도 정말 좋아.

됐어. 너희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곡을 만들어 줄게.
그러니까 나를 좀 내버려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