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유키 양.
제가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이니 아무래도 문제가 끊이질 않네요.

네. 그래도 자원봉사자분들이
열심히 활동해 주시는 덕분에
이 정도로 그치는 거겠죠.

후후, 맞아요.

하지만 당신까지 저를 도와
행사 스태프 일을 할 필요는 없어요.

아하하… 왠지 가만히 있기가 그래서요.

무대에도 나갔다 왔는데, 피곤하지 않나요?
이제 괜찮으니 다음 차례까지 쉬세요.

아뇨, 그게 하나도 안 피곤해요.
오히려 저 자신도 신기할 정도로 막 힘이 나요!

게다가 지금까지 노력해 온 성과를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요….
혹시 방해되나요?

방해라니, 전혀 그렇지 않아요!
유키 양은 전 학생회장 입장에서 조언해 주셔서
매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정 그러시다면 같이 행사장을 둘러보러 가면 좋겠군요.

후후, 고마워요! 저야 얼마든지 좋죠!

[Fade in/out.]

시오리코가 보기에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은 어떤가요?

정말 훌륭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 보이니까요.

또 니지가사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자원봉사자들을 원활히 통솔하고 있어요.

지금 무엇을 하고 다음에는 뭘 우선해야 할지
학생들이 생각하고, 선택하고, 솔선해서 움직이고 있죠.

학생들도 하나같이 다 즐거워 보이네요.

네. 이 이벤트는 니지가사키 학원 입장에서도
성공적인 학교 축제가 되었다는 뜻이죠.

모든 학생이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쁘네요.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 풀릴 줄 몰랐어요.
제가 사람들의 열정을 과소평가한 것 같아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시오리코의 열정도 대단한 것 같은데….

네? 저요?

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약속했다 해도, 학생회장이라 해도
이렇게까지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진 않을 테니까요.

역시 시오리코는 대단해요!

가,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저는 시오리코가 제게 학생회장을 그만두라고 한 걸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은 제 사랑이 어디를 향하는지
다 알고 있었어요….

학교는 물론이고 저를 위해서도 한 말씀이었죠.

시오리코는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열정을 지녔어요.

그런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우리 모두를
좋은 길로 이끌어 줄 거예요!

아….

감사한 말씀이고, 그러도록 노력할 생각이지만…
저를 너무 좋게 봐 주시는군요….

그렇지 않아요!

이제 와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유키 양이 계속 그대로 학생회장을 맡았어도
우리 학교는 좋은 곳이 됐을 거예요.

당신이 제안한 앱을 만든 덕분에
이번 행사 운영도 원활하게 하고 있잖아요.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발상이었죠.

에헤헤, 감사합니다.
그래도 학생회장은 저보다 시오리코가 더 어울려요.

유키 양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정말 고맙네요.
후임 학생회장으로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네! 아, 하지만 앞으로도 무슨 일이 있으면
저희가 도와 드릴게요!
저희도 도움이 필요하면 시오리코에게 얘기할 테니까요!

…후후, 유키 양은 빈틈없군요.

후후후훗.

아, 유키 양.
슬슬 다음 공연 시간이 된 거 아닌가요?

앗, 정말이네요! 고마워요, 시오리코.
열심히 하고 올게요!

네, 저도 응원하러 갈게요.

[Fade in/out.]

아, 여기 있었구나. 겨우 찾았네. 오랜만이야, 시오리코.

…….

왜 그래?
네 언니 얼굴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언니, 여긴 어쩐 일이죠?

그야 옛 관계자로서
후배들이 행사를 어떻게 이어 가는지 궁금하잖아?

보러 가겠다고 어제 메일도 보냈는데
대답도 안 해 주고, 언니는 섭섭해~

그나저나 네가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운영에 협력하다니.
웬일이야? 스쿨 아이돌을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그러게요… 싫어했죠. 정말로요.

맞아. “스쿨 아이돌은 불필요함의 상징”이라고 했었지?

그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맞혀 볼까? 자기 적성에 맞게 살았으면
앞날이 보장된 미후네 가문을 이어받았을 텐데,
내가 모든 것을 잃은 이유는….

스쿨 아이돌에…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에
너무 열중했기 때문이죠….

응, 넌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생각했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실패하는 사람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학생회장으로서 학생들의 적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 왔어요.
모두가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

응, 그랬지.

하지만 언니는 실패한 게 아니었어요.
제가 멋대로 그렇게 생각한 거죠.
많이 늦었지만, 언니가 했던 말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 시오리코.
이렇게 학교 전체가 하나 된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을 보면…

네 생각을 바꿀 정도로
정말 멋진 일이 있었다는 거지.

네, 제 방식으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 수는 없었어요.

그게 가능한 스쿨 아이돌은
진심으로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깨달아서… 기쁘네요.
이제는 저도 스쿨 아이돌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 중 한 명이죠.

응원하는 사람 중 한 명?
후후, 그런 점은 하나도 안 변했네.

하나도 안 변했다고요…?

스쿨 아이돌에 매력을 느끼면서
직접 하려는 생각은 안 했어?

그건… 전 뒤에서 보조하는 게 적성에 맞고,
제대로 해낼 자신도 있어요.

게다가 전 노래와 댄스도 못하고….
그러니까 전 소질이 없어요….

그렇게 뭐든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하나도 안 변했다는 거야.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그것 때문에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있어.

노래나 댄스를 잘하는 것만이 스쿨 아이돌의 매력이야?

그보다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서
네 마음이 움직인 거 아니야?
네 안에 싹튼 '마음'은 아무것도 없어?

싹튼… 마음이요?

네 말대로 네가 뒤에서 도와주면 다들 든든할 거야.
너도 거기에 만족할 테고.

하지만 시오리코, 좀 더 너 자신의 마음이 설레는 선택지도
있지 않을까?

…언니는 제가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하길 원하는 것 같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요.

부족한 점? 가창력이나 댄스 감각 같은 거?

아뇨, 뭐라고 해야 하나…
저분들은 정말 진지하게 스쿨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어떤 신념 같은 게 느껴져요….

아하핫! 너도 참 고지식하다니까!
그래도 좋은 표현이네. 스쿨 아이돌의 신념이라….

맞아, 생각해 보면 스쿨 아이돌은…
μ's도, Aqours도, 니지가사키 애들도
네가 말하는 신념을 가지고 있을 거야.

그리고 내 생각에는 너도 똑같은 걸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요?! 그럴 리가 없어요….

난 스쿨 아이돌을 향한 사랑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그래서 나랑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바로 알아볼 수 있지.

내가 보기에는 “스쿨 아이돌은 신념이 있다”라고 하는 사람이
멀리서 동경하기만 하고 만족할 것 같지는 않아.

보조하는 역할도 나쁘지 않지만…
스쿨 아이돌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게 분명히 있고,
넌 그걸 원하고 있어….

언니 생각은 그래.

뭐, 조금 더 고민해 봐.
네가 스쿨 아이돌에게 배운 것을 떠올리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