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3, 4, 1, 2, 3, 4….

휴우~… 아무리 연습해도 후반에는 동작이 둔해지네….
기초 체력을 좀 더 길러야겠어.

좋아, 다시 한번! 힘내자~!!

우에하라 양.

으악?! 시, 시오리코였구나. 깜짝 놀랐네~

아직도 남아 있었군요.

응, 공연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렇긴 하지만, 너무 무리하면
오히려 컨디션이 나빠질 거예요.

말을 걸기 전에 잠시 지켜봤는데,
발동작이 평소에 비해 꼼꼼하지 못해 보이더군요.
그래서는 댄스가 아니라 그냥 발만 움직이고 있을 뿐이죠.

그대로 계속한들 이상한 습관만 들지 않을까요?
더 해 봤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역시 시오리코는 스쿨 아이돌에 대해 잘 아는구나….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죠.

그래? 사실 다른 멤버들 몫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디서 연습을 끝내야 할지 모르겠더라….

다른 멤버들 몫이라….
우에하라 양, 당신은 자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무대에 못 서는 걸 미안하게 생각하시나요?

응? 그야 조금은 그런 생각도 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글쎄, 그건… 앞으로 새 출발을 하는 중학생들에게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게 이렇게 즐겁다는 걸
내가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

그게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자신이 무대에 서야 하는 이유인가요?

있잖아, 난 혼자 무대에 서는 게 아니야, 시오리코.

날 위해 도와주고, 라이브를 성공시킬 수 있게 응원해 주는
동호회 멤버들이 있어….

난 그 멤버들 모두와 함께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고 있어.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그런 느낌이지.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다….

응, 그리고 그 안에는 시오리코도 포함되어 있어.

제가요? 왜죠?

오늘도 이렇게 말을 걸어 줬잖아.

그건… 제가 학생회장이니까요.
우에하라 양은 무리해서 노력하는 경향이 있으니…
유심히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랬을 뿐이에요.

후훗, 그런 이유라도 괜찮아.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그러는 시오리코는 어때?
우리랑 같이 스쿨 아이돌 연습을 하면서
뭔가 느낀 게 있어?

저는…
여전히 스쿨 아이돌 활동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하지만?

여러분이 필사적으로 동호회를 지키려고 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부 사람들이
불필요해 보이는 일을 하려는 이유도…
어디까지나 조금이지만요.

그렇구나, 시오리코도 우리랑 같이 연습하는 게
즐거웠나 보네.

…딱히 즐겁지는 않았어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여전하고요.

좀 더 유익한 일에 시간을 쓰는 게 낫다는 생각도 변함없어요.

다만 이 활동 과정에 있는 모든 것을
무의미하다고 부정하는 건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에요.

시오리코는 정말 다정하구나.

저기, 뭘 어떻게 해석해야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거죠?

얘기하다 보니 저절로?

…다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전 그저 여러분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길
원할 뿐이에요….

후훗.

왜 웃는 거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시오리코가 있으니까 든든해서.

든든하다고요? 이유가 뭐죠?

우리를 지켜봐 주고 있으니까.

진로 때문에 고민이 있으면 들어 주고,
길을 잃으면 함께 목적지를 찾아 주고.

잘못된 길로 빠져들면 돌아오라고 불러 주기도 하지.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든든하더라고.

아마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일걸?

…그럴 리가요.
아마 다들 저를 눈엣가시로 여길 거예요.

조금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다가 아닐 거야.
시오리코의 진심은 분명히 느껴지니까.

다만 조금만 더 다른 사람을 믿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믿는다고요?

응. 아까 시오리코도 그랬잖아.

불필요한 행동으로 보일지 몰라도
모든 부분이 그렇지는 않다고.
그런 경우가 이것 말고도 많을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생각해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