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main:chapter-13:episode-2:ko

Ch. 13 Ep. 2: 그늘이 드리우는 회의

니지가사키 멤버들은 학교 설명회 때 진행되는 부활동 소개 시간에 라이브를 하고 싶어 한다. 이에 부장인 당신 대신 아유무와 세츠나가 부활동 소개 회의에 참석하는데.

시오리코

그럼 제5회 부활동 소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오리코

…스쿨 아이돌 동호회 부장은 안 왔나요?

세츠나

죄송해요. 도저히 빠질 수 없는 볼일이 있다고 해서
저희가 대신 왔습니다.

아유무

자, 잘 부탁드려요.

시오리코

…알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나누어 드린 자료를 봐 주세요.

시오리코

지난번 회의에서 거론된 문제점을 수정한 최신 자료입니다.

시오리코

농구부 부장, 질문 있으신가요?

농구부 부장

또 자료를 읽어야 하나요?

시오리코

……네, 이전 자료에 수정이 있었고
새로운 개선점도 추가되었습니다.

시오리코

그 점도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농구부 부장

새로운 개선점이라니… 대체 언제 확정되는 거죠?
이 회의도 벌써 다섯 번째예요.
너무 오래 끄는 거 아닌가요? 우리는 부활동도 있는데….

시오리코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다만 신입생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설명회를 하기 위해 협조해 주세요.

농구부 부장

수정이니 개선점이니 해도,
여전히 우리 요구는 수락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유무

왠지… 분위기가 좀 험악하네.

세츠나

그러게요.
보통 이런 회의는 한두 번으로 끝나기 마련이니
다들 지친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유무

그렇구나….

세츠나

일단 자료를 읽어 보죠.
우리는 뒤늦게 참가했으니까
내용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어요….

아유무

응, 보고 있어….
그런데 이 자료… 내용이 너무 많지 않아?

세츠나

네. 하지만 난잡하지 않아서
눈에 잘 들어오고 이해하기 편해요.

아유무

나도 처음 보는데 이해가 잘 되네….
이걸 미후네 혼자서 만든 건가?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걸….

세츠나

맞아요, 훌륭한 자료예요.
미후네 양이 유능하다는 건 이 자료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제가 선거에서 진 것도 당연한 결과네요.

아유무

아니야… 세츠나도 미후네보다 못한 거 없어!

세츠나

후훗. 고마워요, 아유무.

세츠나

하지만 냉정하게 비교해 보면
역시 미후네 양이 한 수 위인 것 같아요.
물론 분하긴 하지만, 저도 자기 능력은 알거든요.

아유무

미, 미안….

세츠나

아뇨, 위로해 줘서 고마워요.
저를 생각해서 해 주신 말이니까요.

시오리코

슬슬 시작해도 될까요? 이번에는 처음 온 분도 계시니
제가 부활동 소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을
다시 한번 설명하겠습니다.

시오리코

저는 무엇보다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장래를 위해 확고한 진로를 찾기를 바랍니다.

시오리코

그러려면 자기가 무엇에 소질이 있고, 적성에 맞는 게 뭔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해요.

시오리코

애초에 장래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하는 바가 있으니까
전문학과가 많은 니지가사키 학원에
관심을 가진 게 아닐까요?

시오리코

그러니 부활동도 각자의 개성에 맞는 것을 선택하기 쉽게
소개하고 싶은 거예요.

시오리코

제가 각 부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시오리코

설명회에 온 중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게
자료나 그래프로 각 부의 강점을
알기 쉽게 제시할 것.

시오리코

어떤 대회가 있고 그 성적이 장래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할 것.

아유무

뭐, 뭔가 예상했던 부활동 소개랑은 전혀 다르네….
매년 이런 식이었나?

세츠나

아, 아뇨. 적어도 제가 아는 한은 이렇지 않았어요….

문예부 부장

지금까지와는 달라도 그렇게 발표하면
우리 부에 들어오려는 사람은 늘어나겠네.

천문부 부장

맞아, 진로는 누구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소프트볼부 부장

알기 쉽기도 하고 학부모의 반응도 좋을 것 같지만,
별로 재미가 없어. 난 실적을 따지기보다
순수하게 소프트볼을 좋아하는 사람을 받고 싶은데.

농구부 부장

부활동에 대한 건 우리가 알아서 하면 안 될까?
솔직히 우리 부를 어떻게 소개하든
학생회는 참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소프트볼부 부장

회장이 여러모로 생각해 준 건 알겠는데,
부활동 소개 정도는 자유롭게 하고 싶어.

아유무

나, 나도 그 의견에 찬성이야….
우리 동호회는 정말 즐거운 곳이니까
같이 하자고 말해 주고 싶어.

세츠나

학생회장님, 소개는 각 부가 알아서 하도록
맡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회장님의 방식이 딱 맞는 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도….

시오리코

그건 허락할 수 없습니다.

세츠나

네?

시오리코

모든 부가 같은 양식을 채택하지 않으면 불공평해요.
그렇게 되면 정확한 판단의 장애가 되죠.

시오리코

덧붙이자면 아까 순수하게 관심을 가진 학생을
받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도 허락할 수 없습니다.

세츠나

그게 무슨 뜻이죠?

시오리코

가입을 원하는 학생들은 시험을 치러야 하니까요.
시험에 합격한 학생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아유무

뭐?! 합격하지 못하면 가입을 못 해?!

시오리코

네. 소질이 없는 게 명백한 사람이 가입한들
본인이나 부에나 좋을 게 없으니까요.

시오리코

하지만 안심하세요.
학생회가 책임지고 적성에 맞는 부활동을
소개하고 지원해 드릴 겁니다.

농구부 부장

그런 식으로 진행하면
들어올 마음이 있던 애마저 안 올 거야!
그런 것도 몰라?

소프트볼부 부장

사전에 시험을 치르는 건 절대 찬성 못 해.
애초에 그런 식으로 관리되는 학교에
누가 입학하려고 하겠어!

시오리코

과연 그럴까요? 제 생각은 달라요.
장래에 유익하고 실패하지 않는 길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니까요.

아유무

아무리 그래도 시험은 지나친 게 아닐까….
실패할지 아닐지는 해 봐야 아는 거고.

세츠나

맞아요. 부활동은 그런 게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즐거운지 아닌지가 아닐까요?!

시오리코

…이해가 안 되는군요.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길을 제시해 주는 걸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나요?

[Fade in/out.]

아유무

그렇게 오래 얘기했는데도 끝내 결론이 안 났네.

세츠나

서로… 아니, 각 부장들이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니까요.
저도 흥분했었고요.

아유무

부활동을 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니 난 싫어.
하고 싶은 걸 막을 권리는 아무한테도 없잖아.

아유무

하지만… 그 자료를 보니까
미후네도 나쁜 뜻이 있어서
그런 제안을 한 것 같지는 않더라.

세츠나

네, 미후네 양은 그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거겠죠.

아유무

일이 참 안 풀리네….

세츠나

그러게요….

[Fade in/out.]

시오리코

…네, 이사회에서 원하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학교 설명회에서 입부 희망자를 300명 모을 것, 이라고요.
네, 괜찮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시오리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시오리코

…300명, 이라니. …바로 대책을 세워야겠군요.
개혁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반대 의견이 많을 줄이야…

시오리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어요. 니지가사키의 이념…
모두가 장래에 후회하지 않기 위한 학교생활을 하려면
여기서 타협할 수 없으니까요.

시오리코

그저 즐겁기만 하면 된다니,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시오리코

저는 더 이상 언니 같은 사람이 생기는 걸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Contributors to this page:
story/main/chapter-13/episode-2/ko.txt · Last modified: 2022/09/15 10:07 by Aran (B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