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캐릭터를 연기하던 건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맞아요….
그렇게라도 안 하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하긴 그러면 정말 무섭겠다.
나도 내가 그런 상황이었으면 엄청 불안했을 거야.
그걸 아가씨 캐릭터를 연기하며 참다니, 시즈쿠는 대단하네.

그런데 있지….

네, 왜요?

시즈쿠, 치과 의사 선생님도 지금까지 환자들의 사랑니를
많이 뽑아 보셨을 거야. 그러니까 안 아프게 뽑는 법도
알고 계실 테니 안심하고 맡겨도 괜찮지 않을까?

무서워서 긴장되는 건 다들 마찬가지니까 신경 쓰지 말고.
그러니까 의사 선생님을 한번 믿어 보자, 응?

선배….

듣고 보니 그렇네요.
치과 의사 선생님은 지금까지 사랑니를
수백 개 넘게 뽑으셨을 테니….

알겠어요. 무섭긴 하지만 의사 선생님을 믿을게요!

[Fade in/out.]

결국 오늘이 오고 말았군요….

시즈쿠, 파이팅!
눈 깜짝할 새에 끝날 거야!

으으, 무서워요….

그래도 용기 내서 뽑고 올게요! 의사 선생님을 믿고요!

[Fade in/out.]

시즈쿠, 괜찮으려나….

다녀왔습니다.

시즈쿠! 왔구나, 어땠어?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입안을 좀 쑤시긴 했지만 하나도 안 아팠거든요.

그랬구나! 다행이다~!

…있잖아, 그쪽에 뭐 신기한 거라도 있어?
시즈쿠의 밝은 얼굴을 보고 싶은데.

아, 안 돼요!

혹시 내가 뭐 잘못했어?

아뇨, 그건 아니에요!
오늘도 제가 불안해할까 봐 여기까지 따라와 주셔서
감사하고 있어요. 감사하고 있긴 한데…

얼굴이 부었단 말이에요~!

밤이 되면 발치한 곳이 부을지도 모른다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벌써부터 퉁퉁 부어 버렸어요!

이런 얼굴을 선배에게 보여 드리기 싫어요~!

그럼 보여 드릴 테니까 웃으면 안 돼요.

…여, 역시 안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