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리코, 안녕.

안녕하세요.

…어? 뭐 적고 있어?

이거요? 만약 제가 팬클럽을 만든다면
뭘 하고 싶은지 적어 볼까 해서요….

나도 봐도 돼?

부끄럽지만 아직 아무것도 못 썼어요….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뭘 하고 싶은지…
말로 잘 표현이 안 돼서요.

할 수 있는 일이랑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하기 어려우면
네가 좋아하는 것을 적어 보는 건 어때?

시오리코는 과외 학습도 많이 다니고 있잖아?
그런 것도 좋고.

전통 무용과 꽃꽂이, 다도 말이군요.

그걸 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

글쎄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하는 거니까요.

그렇구나… 그럼 자원봉사 활동은?
전에 시오리코가 제안해서 아이들이랑 같이 놀았던 게
즐거웠다고 다른 애들이 그러던데.

자원봉사가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동호회 분들께 제안한 거였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경솔했어요.

자원봉사는 다소 책임이 따르는 일이에요.
그걸 다른 분께 섣불리 시키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죠….

으으, 죄송해요. 자꾸 변명만 늘어놓고….

전에 저에게 어떤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은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 물어보셨을 때와
변한 게 없네요.

막연히 '뭔가 하고 싶다'는 불확실한 생각만 있고….

시오리코….

하지만! 여기서 여러분과 함께 활동하며
아무것도 성장한 게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도 성장한 점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좀 더 열심히 생각해 볼게요!

왠지 약한 소리를 하고 나니까 가슴이 후련해졌네요….

그래도 이 얘기는 다른 분들께 비밀로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