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끝.

아~~~~!
한 곡 더! 한 곡만 더 쳐 줘~!

안 돼. 곧 하교 시간이야.
음악실 열쇠도 반납해야지.

아아~ 리코가 치는 피아노 소리는 정말 아름답단 말이야….
역시 녹음하고 싶은데….

부끄러우니까 하지 마!

치사해~

…그래도 리코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온 것 같네.
피아노 소리에서 즐겁고 기쁜 감정이 느껴져.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네.

Aqours의 신곡도 잘돼가지?

딱히 잘돼가는 건 아닌데?
지금도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돼서
손이 멈출 때가 있어. 다만….

다만?

예전처럼 곡을 만드는 작업이
압박감을 주지는 않아.

물론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은 느끼고 있지만,
전보다 더 자연스럽게 Aqours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

다 함께 웃으며 노래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어.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구나… 다행이다. 앞으로 나올 Aqours의 곡은
틀림없이 훨씬 더 멋질 거야!
어떤 곡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응, 기대해♪
곡이 완성되면 너한테도 꼭 알려줄게.
이렇게 긍정적인 자세로 작곡할 수 있게 된 건 네 덕분이니까.

에이, 난 한 것도 없는데 뭘.

그렇지 않아.
그동안 난 무의식중에 멤버들과 나를 구분 짓고 있었어….
난 이질적인 존재라는 굳은 생각을 네가 깨뜨려 준 거야.

설령 각자 다른 인생을 걸어왔어도,
마음속에 품은 간절함은 똑같다는 걸 깨닫게 됐지.

그래서 지금 이렇게 피아노를 즐기며 칠 수 있는 건
너랑… 그때 쳤던 곡 덕분이야.

리코… 그렇게까지 생각해 줘서 기쁘긴 한데
왠지 좀 쑥스럽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멋진 말을 해 줄걸.

후훗. 충분히 멋졌으니까 걱정하지 마.
지금까지 들은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는걸♪

너무해, 리코~! 나 상처받았어~!

아이참, 미안하다니까.

괜찮아, 이 상처받은 마음은 리코의 연주로 치유할 거야.

연주?
아니, 이제 집에 가야 해서 안 칠 거라니까.

저번에 쳐 줬던 즉흥곡을 녹음해 뒀으니 그걸 들어야지.

저번에?
서, 설마 그때 쳤던 곡?! 언제 녹음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