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도 참, 왜 이렇게 늦는 거야.
요하네를 기다리게 하다니,
리틀 데몬이라는 자각이 부족한 거 아냐?!

방금 CYaRon! 애들 세 명이 밖에 있었으니까 곧 올 거야.

오늘은 곡이랑 댄스를 정할 수 있으면 좋겠네.
저번 회의는 거의 결정된 것 없이 끝났으니까….

앗, 리코!
다행이다. 이제 세 명 다 모였네. 그럼 바로….

늦어서 미안하구나. 나의 동포, 어둠의 계보를 같이하는 자들이여!
오늘이야말로 정해보자! 우리가 인간계에서 이룰 위업의 이정표를!

잔잔한 바다 같은 평온함에 취한 일상을
검은 번개의 충격으로 가르는 거야!

…응…?

오 마이 갓… 마리가 모르는 사이에
리코의 하트가 망가져 버렸네….

리코, 갑자기 왜 그래?!
마치… 마치 요시코 같잖아?!

나 같다는 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그 전에 요시코가 아니라…
아무튼 난 저렇지 않거든?!

별일 아냐. 그저 인간 세상의 역사에 우리 이름을 새기기 위해,
그동안 봉인했던 Guilty Kiss의 인자를 해방했을 뿐이지.

보, 봉인…?

잡담할 시간은 없어!
지금의 우리는 칠흑빛 여명에 걸맞은 무대를 만들 수 없어.
어둠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우리는 빛에 너무 길들여졌어. 사람들을 감미로운 감옥에
가두기 위해선 더 강력한 힘을 손에 넣어야 해.
이 세상의 심연에 발을 들이는 거야!

심연에 발을 들인다고? 뭘 하려는 거야?

밤을 지배하는 거야. 밤은 낮과는 달리 어둡지….

아니, 그건 그냥 당연한 말이잖아?!

햇빛을 받아 빛나는 낮은 환희와 생기로 가득해.
반면, 달과 별이 비추는 밤은 사람 아닌 자들의 세상…
어느 한쪽도 지배하지 못해서 어찌 삼라만상의 왕이라 할 수 있을까!

와우… 스쿨 아이돌에서 꽤 많이 출세했는걸.

오늘 밤, 이 밤을 지배할 권리와
Guilty Kiss의 자존심을 건 싸움에 임할 것이다! 나의 벗이여,
모든 영혼이 잠든 때 달빛 아래의 전장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Fade in/out.]

바람이 상쾌하다.
달이 저렇게 밝으니까 손전등이 없어도 될 정도네.

하얀 파도가 달빛을 받아 빛나는 게 진주를 뿌린 것만 같아.
손으로 뜨면 정말 진주가 손에 잡힐 것 같네~♪

둘 다 뭘 그리 느긋하게 얘기하고 있어?!
제대로 된 설명 하나 없이 이 밤중에 불려 나왔는데…
조금은 당황하란 말이야!

요시코가 웬일로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네….

리코가 그렇게 돌변한 모습을 보면 그럴 만도 하지.
마리도 아직 믿기지 않아.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누구한테 무슨 얘기라도 들었나…?

누군가라… 서, 설마….

오래 기다렸지! 낮에도 그렇고 또 늦어서 미안해.
준비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거든.

뭔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정말 뭘 가져온 거야…?!

그래서?
우린 지금부터 그 전장인지 하는 곳에 가는 거야?

그래. 오늘 밤은 달이 참 아름답네. 마력이 한계까지 차올랐어.
자, 가자! 이 땅을 잠식하는 이매망량의 무리…
그들을 모두 물리치고 밤의 정점에 서는 거야!

리코?! 어디 가는 거야?!

으음… 어쩔 수 없네. 쫓아가자!
레츠 고, 우리의 배틀 필드로~♪

아니, 지금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