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이대로만 가면 늦지 않게 도착하겠어.
…어라?

저기 있는 건 카린인가?
왠지 두리번거리는데, 무슨 일 있나?

[Fade in/out.]

카린!

어머, 이런 데서 만나다니 별일이네.

응, 다음 라이브 회의하러 가는 길이야.
카린은?

동물원에 가는 중이야.

뭐?

반응이 왜 그래? 내가 동물원에 간다니까 이상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동물원에 간다고? 수족관이 아니라?

응, 동물원.
잠시 길을 잃었지만 말이야.
혹시 길을 알면 가르쳐 줄래?

으~음… 그게, 그러니까….

어머, 너도 몰라?
어쩔 수 없네… 알 만한 사람한테 물어볼까.

잠깐만! 저기… 있잖아, 카린.
이 역 근처에는 동물원이 없어….

뭐?!

또 실수해 버렸네….

또라니,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어?

응… 나, 길치인가 봐.
난 맞게 찾아온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곳으로 가 버릴 때가 있거든….

미안한데, 내리는 역이랑
역에서 동물원으로 가는 길도 알려 줄 수 있을까?

당연하지.
그런데 동물원에는 무슨 일이야?
보고 싶은 동물이나 이벤트가 있어?

…판다.

판다? 판다를 보러 간다고?

맞아. 내가 판다를 보러 가는 게 이상해?

난 판다를 좋아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잖아.
그래서 동호회 멤버들한테 같이 가자고 말을 못 했어….
혼자 가 보려고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길을 잃었네.

아, 그래. 괜찮으면 너도 같이 갈래?
나랑 데이트하자.

정말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미안해.
난 회의하러 가야 하거든. 그리고
지금부터 동물원에 가도 도착했을 때는 문을 닫았을 테고.

그래… 아쉽지만 포기해야겠네.

그러니까 다음 휴일에 같이 가지 않을래?

어… 그래도 돼?

카린이랑 얘기했더니 나도 판다를 보고 싶어졌어.
나랑 같이 가 줘!

우후후, 고마워.
다음 휴일에는 동물원에서 데이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