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안 할 수도 없다니,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라니, 난 고등학교 3학년이잖아.

앗….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나 친구들 할 것 없이
매일 누군가는 꼭 진로 얘기를 해.
진학할 건지 취직할 건지 말이야.

당연하겠지, 그런 고민을 할 나이니까.
우리 반에는 중학교 때부터 준비했다는 애도
있는 것 같더라. 정말 대단하지?

…카난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희망 진로를 조사할 때나 선생님과 면담할 때
뭐라고 대답했어?

진학.

아, 그렇구나.

…이라고 할 때도 있고, 가업을 잇는다고 할 때도 있고.

뭐, 뭐어?

대학 오픈 캠퍼스를 몇 군데 가 보기도 하고,
우리 학교 졸업생이 재직 중인
회사 안내서 같은 것도 읽어 봤지만…

이거다 싶은 게 없다고 해야 하나,
거기를 다니는 내 모습이 좀처럼 상상이 안 가더라.

그래서 그런지 졸업하고 뭘 할지는 별로 생각 안 해 봤어.
학교 수업에 시험에 스쿨 아이돌 활동까지
하루하루가 바빴으니까.

그건… 나도 이해가 가. 몰두하고 있는 일이 있으면
다른 건 뒤로 미루게 되는 것 같아.

응, 내가 딱 그런 상황이었어.
…하지만 어쩌면 생각하는 걸 일부러 피한 건지도 몰라.

일부러?

Aqours 멤버들과 함께 노래랑 댄스 연습을 하고,
이벤트 출연이 결정되면 동네 사람들이 응원해 주고,

노래를 들은 많은 사람이 우리를 좋아해 주고…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도와 준 덕분에
지금까지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거야.

스쿨 아이돌 활동을 통해 친해진 애는
우리 가게가 부활할 수 있게 도와주기까지 했고 말이야.

Aqours에서 지내 온 날들은
내 마음의 굳건한 버팀목이야.
물론… 그것도 사라지게 되겠지만.

사, 사라진다고? 무슨 말이야?
설마 Aqours를 그만두려고?!

아하하, 그렇게 당황하지 마. 지금 당장 그만둘 생각은 없어.
하지만… 내년이 되면 난 이제 스쿨 아이돌이 아니잖아.

나뿐만 아니라, 다이아나 마리도 Aqours를 떠나
각자의 길을 가게 될 거야.

아마 나머지 멤버들과도 지금처럼 쉽게 만날 수는 없을 거야.
…너랑도 그렇고.

…….

(맞아… 스쿨 아이돌을 할 수 있는 건 학생일 때까지야.
카난도 맨 처음에 말했잖아. 자기는 3학년이라고….
그러니까…)

(이렇게 Aqours의 일원인 카난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별로 안 남았어…)

가게는 가족끼리 노력하면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지만…

멤버들이랑 웃고 떠들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는…
그런 나날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생각했더니
조금 무서운 거 있지.

그 버팀목이 사라지면 난 어떻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