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에서 5분이 지났는데…
아직 올 기미가 안 보이네.

늦는다는 연락도 없고,
내가 보낸 메시지도 아직 안 읽었고….
몇 번 와 본 곳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헤매지는 않을 텐데.

그러고 보니 아마추어 모델 일을 하고 온다고 했었지.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나…?

허억, 허억, 허억… 마키!

여기야, 카린.

아… 미안해….
30분이나 늦었네….

난 괜찮아.
덕분에 이 카페의 케이크와 홍차를 즐겼으니까.

하지만 영화 시간이 지나 버렸는데.

그럼 다음 걸 보면 되지.
자, 가자.

다음 상영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구나.
아, 그럼 아까 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걸 그랬네….
어디서 쇼핑이라도 할래?

…정말 화 안 났구나.

뭐야, 얼굴 보자마자 화내기라도 할 줄 알았어?

카린도 늦고 싶어서 늦은 게 아니잖아.
촬영하느라 고생했어.

고마워… 원래는 약속 시간에 맞춰서 올 수 있었는데,
장비 문제 때문에 시간이 꼬여 버렸거든.

고생이 많았구나.
그래도 그렇게 다급한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건 대단하네.

아니, 그게….

설마, 오다가 길을 잃었던 거야?
그럼 나한테 연락하지 그랬어.

빨리 마키한테 가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 솔직히 말하면
헤맸는지 아닌지도 기억이 잘 안 나.

…뭐, 어쨌든 만나긴 했으니까 상관은 없지만.
별일 없어서 다행이야.

그런데 내 탓이긴 해도 약속 장소에
마키가 없는 걸 봤을 땐 조금 서운했어.
집에 가버린 줄 알았거든.

친구를 두고 가다니…
내가 그럴 리 없잖아.

마음이 넓네.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그럼.
카린도 나한테 너그럽게 대해 줄 거지?

후후후♪ 응, 물론이지.
기다리게 한 대신 이 언니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서비스해 줄게♪

기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