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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 #534: 달보다 가까운 곳에서

Player

후아암….

에리

졸려?

Player

헉! 미, 미안, 에리!
모처럼 같이 플라네타륨에 왔는데….

에리

후훗♪ 그 마음은 이해해.
이렇게 어두운 곳에 누워 있으면 무심코 졸게 되지.

Player

그러고 보니 에리는 괜찮아?

에리

응, 난 딱히 졸리진 않아.

Player

그게 아니라 에리는 어두운 곳…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에리

아, 그 얘기였어?
걱정해 줘서 고마워. 그것도 괜찮아. 왜냐하면….

Player

…우와, 달이 떴어! 굉장하다, 순식간에 밝아졌네.

에리

이렇게 환한 달이 눈앞에 떠 있으면 무섭다는 생각도 사라지는걸♪

Player

현실에서 보름달이 떴을 때도 손전등이 필요 없을 만큼 밝아지니까!

Player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약 35~40만 킬로미터입니다”
…으아~ 멀다…! 35만 킬로미터라니,
지구상에서도 그런 곳에는 뭐가 있는지 모를 것 같은데.

에리

지구 한 바퀴가 대략 4만 킬로미터라고 하니까
여덟 바퀴 반에서 열 바퀴쯤 돌면 달까지의 거리와 같겠네.

Option 1: “가까운 것 같은데?”

Player

여덟 바퀴라… 한 자리 숫자라 그런지 가깝다는 느낌이 드네.

에리

그, 그런가…?
뭐, 표현이 바뀌면 받는 인상도 바뀌는 법이니까.

Option 2: “말도 안 되는 거리네.”

Player

지구 여덟 바퀴 반이라니…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은 거리네….

에리

그래도 다른 별에 비하면 훨씬 가까운 편이야.

Player

아, 에리. 이거 봐, 달의 기원이래.
“지구가 분열했다는 설, 지구와 함께 생겼다는 설,
지구에 별이 충돌해 생겼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Player

와아, 다양한 설들이 있구나. 에리는 어떤 설이 진짜일 것 같아?

에리

글쎄, 어떤 게 맞을까?
우주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으니까.

에리

그래도 먼 옛날부터, 어쩌면 지구가 생긴 순간부터
지구 곁에서 함께했었다는 건 확실하겠지.

에리

드넓은 우주에서 이 푸른 별을 따뜻하게 비추며 지켜보듯이 계속….

Player

…다행이다. 그럼 지구는 깜깜한 우주에 있어도 외롭지 않았겠네.
갓 태어났을 땐 불안에 떨었을 테니까.

에리

아마 달이 용기를 줬을 거야.
앞으로 몇십억 년이나 살아갈 용기를.

에리

…나도 마찬가지야.

Player

뭐가?

에리

네가 있으니까 무섭지 않은걸. 어떤 어둠이라도.

에리

네가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 같은 달빛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용기가 끝없이 샘솟거든.

에리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 마음속에는 늘 네가 있어.
지구와 달이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에리

앞으로도 계속 나를 비춰 줄래?

Player

에리 마음속에 있다면, 굳이 나한테 확인을 받을 필요는 없지 않아?

에리

뭐 어때. 내 마음속에 있는 넌 말이 별로 없거든.

Player

아하하♪

Player

…응, 물론이야. 내 빛이라도 괜찮다면 영원히 비춰 줄게.

에리

고마워… 마음속이 더 환해진 것 같아.

Player

밤길에서도 에리가 울지 않도록 열심히 비출게♪

에리

뭐?! 운 적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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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side/eli/card-534-1/ko.txt · Last modified: 2022/09/16 13:13 by Aran (B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