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야, 에리!
이 놀이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 '공포의 저택'!

…그래? 보통 놀이공원 하면
롤러코스터가 제일 유명한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팸플릿에 따르면 내부가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
출구에 도착하기도 어렵고,
길 잃은 사람을 겁주는 연출이 뛰어나서 인기가 많대.

……그래? 그거 큰일이네. 기대되는걸.

아… 저기, 에리.
아까부터 말하는 게 엄청 이상한데.

아, 아니야. 너무 기대돼서 그래.

에리….

아마 엄청나게 무서울 텐데?

무서울 것 같긴 해….

응, 그러니까….

그래도 네가 정말 기대하던 놀이기구잖아?
안내 책자에 포스트잇까지 붙여 둘 정도로….
그러니까 들어갈게.

난 에리랑 같이 즐겁게 놀고 싶은 거지,
겁주고 싶은 게 아니야.

후후, 넌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지만 나도 네가 즐겁게 노는 걸 보고 싶고…
너랑 같이 즐기고 싶어. 그러니까 같이 가자.

에리….

귀신의 집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네가 같이 있으니까 안 무서울 것 같아.

정말? 무리하는 거 아니야?

무리하는 건 아니야.
아니긴 한데…
잠깐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줄래?

무리하는 거 맞잖아!

괜찮아. 꼭 들어갈 거야.
오늘은 너랑 신나게 놀 거라고 다짐했거든.
학생회장으로서 한 번 입에 담은 말을 취소할 수는 없지.

(에리, 벌써부터 울려고 하는데…)

마음의 준비를… 그래, 심호흡이라도 할까.
스읍~ 하아~ 스읍~ 하아~ 괜찮아. 안 무서워….

에리, 손잡고 갈까?

어?

둘이서 손을 잡고 들어가면 따로 떨어질 일도 없으니까.
나, 절대로 안 놓을게!

…고마워. 넌 참 다정하구나.
그런 점이 좋은 거지만….

응? 뭐라고 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으음… 그럼 네 말대로 손잡고 가자.
네가 곁에 있어 준다면 안심해도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