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아까 그거 살지 말지 고민되네.
시즈코 생각은 어때?

새 무늬 양말?

응.

카스미가 갖고 있는 그 노란 원피스 입을 때
같이 신으면 귀엽지 않을까?

역시 그렇지? 좋아, 사야겠다!

그런데 그 전에 이 주변 한 번 더 돌아봐도 될까?

이따가 팬케이크 먹을 거니까
좀 더 움직여서 배를 꺼뜨리고 싶어!

시식 후기 쓰겠다고 무리해서 2인분이나 먹으니 그렇지.

아니~! 그건 학교 식당에 관한 내용을
팸플릿에 많이 싣고 싶어서 그랬지.

다들 학교 식당에 로망을 갖고 있고,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 궁금해하잖아?

로망을… 갖고 있나?

어, 안 그래? 카스밍은 옛날부터 그랬는데.
만화 같은 데에도 자주 나오고.

카스미는 전에도 그런 얘기 했었지?
왜, 둘이서 처음 학교 식당에 갔을 때….

[Fade in/out.]

우와, 넓다! 깔끔하다!
이게 니지가사키의 학교 식당이구나~!

시즈코, 이거 봐! 메뉴도 엄~청 많아!

잠발라야? 락사? 이건 무슨 요리지…?

으앙~!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골라~!

후훗, 카스미. 즐거워 보이네.

그야 처음이니까 당연하지!

중학교까지는 급식이라서 학교 식당 같은 건
만화나 드라마에서만 봤거든.

그래서 예~전부터 학교 식당을 이용하는 게 꿈이었어.
식당이 있는 학교에 와서 다행이다~!

으음… 기념비적인 첫 방문이니까…
잘 생각해서 골라야겠다….

아, 난 이거 먹어야지.

어?! 벌써 정했어?

응, 삶은 잔멸치 덮밥 정식. 맛있겠지?

카스밍도 그걸로 할까…
아, 그런데 치킨탕수도 맛있겠다~

제철 해산물로 만든 페스카토레도 보기 좋고,
햄버그 정식은 그냥 딱 봐도 맛있어 보이고… 으으~!

천천히 정해도 돼. 내가 자리 잡아 둘게.

아니, 잠깐만! 시즈코도 좀 더 고민해도 되는데?

시즈코도 학교 식당 처음이잖아?

그렇긴 한데… 으음, 그래도 나는
삶은 잔멸치 덮밥 정식으로 할래.

알았어~

끄으응, 고민되네….
주간 한정 메뉴도 먹어 보고 싶고,
월간 한정 메뉴도…

앗!

이, 이거다~~!

[Fade in/out.]

그래서 고른 게 '비밀 스페셜 챌린지 메뉴'였잖아.

그런 일도… 있었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
그 엄청 뜨겁고 매운 탄탄면이….

딱 한 입 먹었는데 땀이 비 오듯이 쏟아졌지….

맞아. 그거 오히려 물 마시면 혀가 더 얼얼했잖아….

시즈코가 안 도와줬으면 남겼을지도 몰라.

학교 식당에서 처음 하는 식사니까
남기기 싫다길래 조금 도와준 거야.

아, 그런데 왜 그때가 처음이었어?

응?

그때는 이미 입학한 지 좀 지났을 때였잖아.
학교 식당에 로망을 품고 있었다면서 왜 바로 안 갔어?

그, 그거야 뭐~ 그럴 수도 있지.
마음의 준비라든가… 그런 게 좀 필요해서 그랬어.

그렇구나~ 내가 도시락을 안 가져온 날에
우연히 마음의 준비가 돼서
우연히 나한테 같이 가자고 한 거야?

아니, 그건 그러니까….

그게 아니면 내가 도시락 안 싸 오는 날을 기다린 거야?

시즈코, 지금 다 알면서 그러는 거지?!
기다렸다가 같이 가는 게 뭐 어때서!

처음 가는 거니까 기념으로 삼고 싶은 게 많았다구~!

후훗. 미안, 미안.

카스미가 같이 가자고 해 준 덕분에
나도 학교 식당의 장점을 알았어.

'비밀 스페셜 챌린지 메뉴'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