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실컷 울었네….

그렇게 운 건 오랜만이야. 그것도 남들 앞에서….

엠마의 노래를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하네….

그래도 다들 박수 쳐 줬잖아.

부끄러워!

[Fade in/out.]

있잖아, 카나타가 오늘 제대로 못 해서 미안해.

좀 더 좋은 분위기 속에서…
다 같이 웃으면서 화해시키려고 했었거든.

그런데 생각대로 되진 않더라고~

그건 내가 하루카의 라이브를 보고
침울해져서 그런 거잖아….

아냐, 원래는 내 탓인걸.

원인을 따지면 내 탓이지.

아냐, 내가 카린을 피했기 때문이야.

게다가 아침에 못 깨워 줘서 카린이 늦잠 잤고,
방 정리도 못 해 줬고…

그, 그 얘기는 지금 안 해도 돼!

지금은… 내 얘기를 들어 줘.

난 내 퍼포먼스만 생각하느라 주위를 보지 못했어.
뒤늦게나마 깨달았지.

엠마는 알고 있었지?
내가 독선적인 생각에 갇혀 있었다는 걸….

아마 그랬던 것 같아….
난 카린의 무대를 정말 좋아했거든.

카린은 무대 위에서 우리한테 이렇게 말하곤 했어.
“나만 봐. 한눈팔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라고.

카린의 그런 어리광스러운 점을 보면 가슴이 막 설레.
내가 곁에서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 그렇게 보였어…?

왜 카나타를 보는 거야?
카나타도 엠마랑 같은 생각인데?

카린은 요즘 들어 기술을 연마하는 데만 급급한 것 같더라.

카나타는 카린을 바라보고 있는데,
카린은 너무 먼 곳만 보고 있었거든….

그건 카린의 목표가 아주 높고
먼 곳에 있기 때문이겠지만….

그렇구나….

저기, 엠마는 방금 라이브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노래했어?

나? 난 나를 봐 주는 사람들 생각을 하면서 노래해.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좋아하고 있을까? 힘을 얻고 있는 걸까?” 하고.

외롭거나 슬퍼 보이는 애가 있으면
적어도 그 어두운 기분이 사라지길 바라면서 노래해.
내가 곁에 있어, 하는 마음을 담아서….

난 엠마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을 느꼈어….
정말 그런 생각으로 부르고 있었구나….

아마 카스미도 마찬가지겠네.

각자 목표하는 바는 달라도
응원해 주는 사람들에게 그걸 보여 주려는 의지가 있어.
그 마음이 노래를 타고 느껴지니까 사람들도 응원하는 거고.

그리고 그 성원은 무대 위에서 나 자신의 힘이 돼….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스쿨 아이돌은
관객들과 함께 라이브를 만드는 존재야.
다 같이 즐겁게 웃을 수 있기만 하면 행복하거든.

그러니까 카린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스쿨 아이돌부의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어.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쳐 자신의 매력을 선보이는 게
스쿨 아이돌부… 란쥬의 방식이니까.

있잖아, 카린은 어떤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어?

나? 내 얘긴 됐어… 거창한 이유도 없고….

아냐~ 거창한 이유도 없는 사람이 그렇게 울 리가 없잖아.

나 혼자만 펑펑 운 것처럼 말하지 마!

난 좀 더 카린에 대해 알고 싶으니까
네 얘기도 좀 들려줘.

난… 너희처럼 스쿨 아이돌 활동을 통해
특별히 뭘 하고 싶다거나,
뭔가 표현하고 싶은 게 없어.

너희도 방금 말했잖아.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싶어, 나를 봐 줬으면 좋겠어,
한눈팔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라고.

정말 그 말이 맞아. 그게 다야.

그냥 일등을 하고 싶은 거야. 가장 주목받고 싶고,
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하고 싶고, 모든 걸 독점하고 싶고,
아무튼 일단 시작한 이상 최고가 되고 싶어.

μ's나 Aqours보다 더 대단하다,
다른 니지가사키 멤버들보다 더 좋다는…
그런 말을 듣고 싶은 거야.

그럼 그걸 노래랑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전해야겠네.

응. 나를 봐 달라고, 나를 가장 좋아해 달라고
솔직하게 전해야 해.

그런 부끄러운 일을 어떻게 해.
게다가, 그랬다간 다들 실망할지도 모르고….

난 카린의 그런 어리광스러운 점이 귀여운걸?

일등이 되고 싶다면 그 정도는 해야지.
솔직한 마음이 무엇보다 강하다는 걸
방금 엠마의 라이브를 보고 느꼈잖아~

…그래.

알았어, 한번 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