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기다렸지? 시즈쿠.

선배, 갑자기 연락 드려서 죄송해요.

신경 쓰지 마.
그나저나, 상의하고 싶다는 게 뭐야?

스쿨 아이돌부의 일원인 제가,
이런 부탁을 드리기도 정말 죄송하지만…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지. 계속 응원할 거라고 했잖아.
의지해 주면 나야 좋지.

감사합니다.
지금 여러모로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이상한 질문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선배는 어떤 식으로 곡을 만드나요?

곡? 어떤 식으로 만드냐면…
음… 멤버들 생각을 하면서 만드는 것 같아.

그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미아처럼, 곡을 만들 때 뭔가 참고하는 게 있으신가요?

참고하는 거… 으음….
예를 들어 아유무는 노력가잖아?

네? 네, 그렇죠.

아유무는 옛날부터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자기가 납득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면이 있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만큼 많이 노력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대단한 것 같아.

카스미는 자기가 되고 싶은 게 있고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어.
가끔 실수할 때도 있지만, 그런 점도 귀엽지.

네, 카스미는 정말 한결같아요.

시즈쿠는 항상 진심을 다하는 성격인 것 같아.
자기 마음속에 그리는 이상을 소중히 여기며
다양한 걸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점이 정말 대단하더라.

하지만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지 조금 걱정돼.

그, 그런가요…?

평소에는 똑 부러지지만, 카스미나 리나랑 같이 있을 때는
같은 또래다운 모습을 보여 줘서 정말 귀여워.

그 밖에도 시즈쿠의 매력을 꼽자면 끝이 없어.

저기… 저를 칭찬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오늘은 작곡 얘기를 듣고 싶어서요….

그, 그랬지. 미안, 멤버들의 모습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점을 떠올려 보자니
그만 멈출 수가 없어서….

있잖아, 난 미아처럼 곡을 만들지는 못해.
그런 식으로 이론과 센스를 절묘하게 조합하는 건
나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야.

내가 가진 건 너희 스쿨 아이돌을 사랑하는 마음뿐이야.

대신 너희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고 자부해.
난 이 세상 누구보다 너희를 좋아해.

선배….

그리고 이런 내가 좋아하는 너희의 매력을
분명 팬들도 똑같이 좋아할 거라고 믿어.

그래서 난 너희의 “매력”을 곡에 듬뿍 담고 있어.

시즈쿠, 나랑 같이 작곡했을 때 기억나?
나, 시즈쿠가 난감해할 정도로 질문을 막 해 댔잖아.

…맞아요. 그랬었죠!
선배는 제 얘기를, 제가 뭘 하고 싶은지를
관심 있게 들어 주셨어요!

[Fade in/out.]

그리고 또….

후후, 선배. 이거 혹시 인터뷰하는 건가요?

어?

같이 곡을 만들자고 부탁드렸는데,
아까부터 저에 관한 질문만 하잖아요.

아하하, 그러게. 그래도 이건 시즈쿠의 첫 곡이니까
시즈쿠가 하고 싶은 거나 생각하고 있는 걸
듣는 사람에게 온전히 전달하고 싶거든.

그래도 저는 아직 말로 잘 표현이 안 되는데…
방금 대답으로 이해하셨나요?

시즈쿠가 고민하고 있다는 건 알았어.

서, 선배도 참! 그건 곡에 넣지 마세요~!

아하하, 불안한 마음도 지금의 시즈쿠를 이루고 있는
한 부분이니까, 소중히 다루고 싶어.

선배….

지금 확실한 게 한 가지 있어요.
이 마음만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요.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의… 선배의 기대에
제 모든 걸 걸고 부응하고 싶어요!

[Fade in/out.]

선배는 제 애매한 말에도 귀를 기울여 주셨죠….

시즈쿠가 하고 싶은 걸 알 수 있는 것도, 시즈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도, 그걸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표현하는 시즈쿠를 응원하는 것도, 정말 즐거우니까.

무대에 선 시즈쿠에게 성원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나에게는 무엇보다 기쁜 일이야.

선배는, 정말로 저를 생각하며 곡을 만들어 주셨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으니까.

아니에요, 정말 기뻐요!

선배, 감사합니다.
저, 이제 알 것 같아요….

카스미의 라이브를 볼 때 느꼈던 짜릿한 감각…
아마도 그런 점 때문이었던 것 같네요.

그런 점? 그게 뭔데?

함께 즐긴다는 점… 말이에요.

카스미가 스스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니까,
그걸 보고 가슴이 뜨거워져서 열심히 응원하게 됐어요.

그런 저를 본 카스미도, 굉장히 기뻐 보였어요.

마찬가지였던 거예요. 왜냐하면 저도 선배나 카스미…
그리고 관객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제 노래에도, 저 자신에게도 있었던 거예요…!

곡을 통해 제가 전하고 싶은 감정, 받아 줬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그걸 받은 관객분들의 목소리….

다 같이 만들어 가고 싶은 저만의 세계,
표현이란…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표현이란
단순히 연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었어요.

선배를 비롯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존재와, 다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가기에 가능한 표현… 그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퍼포먼스였던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