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21 Ep. 7: 내가 잘하는 것
카스미의 게릴라 라이브를 보고 충격을 받은 시즈쿠. 카스미는 알고 있었지만, 시즈쿠는 깨닫지 못한 사실이 정말로 있었다. 충격에 빠져 잠을 설친 시즈쿠는 아침 일찍 스쿨 아이돌부로 향하는데….
시즈쿠
이것저것 생각했더니 한숨도 못 잤네….
시즈쿠
어라? 누가 있나 보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누구지?
시즈쿠
좋은 아침이에요….
[Fade in/out.]
미아
아침…?
시즈쿠
미아, 늘 이렇게 일찍 오시는 거예요?
미아
I screwed up.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또 쓸데없이 밤을 새웠네.
시즈쿠
밤을 새웠다고요?! 집에 안 갔어요?!
미아
그게 뭐 어때서. 그나저나, 시즈쿠도 상당히 일찍 왔네.
시즈쿠
네, 그렇죠….
미아
…안색이 안 좋은데, 잠 안 잤어?
시즈쿠
아뇨, 그게….
미아
…뭐, 나하곤 상관없는 일이니까 굳이 말할 필요 없어.
미아
연습할 거면 알아서 해. 난 좀 더 작업할 테니까.
시즈쿠
…작업하시는 모습을 조금 봐도 될까요?
미아
마음대로 해.
[Fade in/out.]
시즈쿠
…매일 이렇게 많은 양의 자료를 체크하고 있나요?
대단하네요….
미아
Of course!
이런 건 당연히 할 줄 알아야지.
내가 대단한 것도 당연한 얘기고.
시즈쿠
이렇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니까
미아의 곡이 인기가 많은 거군요.
미아
그건 아니야.
나한테 들어오는 정보들은 죄다 쓸모없는 것들이니까.
시즈쿠
네? 그럼 왜 모으는 거죠?
미아
냄새를 분별해 내기 위해서야.
시즈쿠
냄새요?
미아
잘 팔리는 것들에 관한 자료를 모아 분석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줄 아나 본데,
그런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
미아
자료는 어디까지나 결과를 수치로 나타낸 거야. 그 내용은
대부분 쓸모없는 것들이고. 그중에서 정말로 쓸모 있는 걸
찾아내지 못하면 아무리 자료를 모아 봤자 의미가 없어.
미아
…하지만 실제로 가치가 있는 건 드물지.
It's like looking for a needle in a haystack.
시즈쿠
그러니까…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라는 뜻 맞나요?
미아
맞아. 시즈쿠는 국제교류과였지?
제대로 공부하고 있나 보네.
시즈쿠
감사합니다.
미아
그 바늘을 찾으려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모으는 거야.
미아
난 세상에 흔하게 널린
“자료를 분석해서 곡을 만드는 마케터”랑은 달라.
미아
자료 중에서 냄새를 분별해 낸 다음
그걸 바탕으로 영감을 떠올려 곡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야.
미아
내가 그렇게 만든 곡을 부르는 거니까
고맙게 생각하라고.
시즈쿠
…….
란쥬
어라, 둘 다 일찍 왔구나. 마침 잘됐네.
시즈쿠
아, 란쥬. 안녕하세요.
란쥬
안녕, 시즈쿠. 미아, 전에 말한 곡의 조정은 끝났어?
미아
그런 건 한참 전에 다 끝났지.
란쥬
그럼 틀어 줘.
[Fade in/out.]
란쥬
어때?
시즈쿠
이건 다음에 부를 곡인가요?
란쥬
널 위한 곡이야.
자, 받아. 안무랑 연출 계획을 담은 자료야.
시즈쿠
제 곡이요?!
란쥬
카린이랑 아이도 잘하고 있긴 하지만,
난 연극 경험자인 네가 우리 스쿨 아이돌부의 컨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란쥬
연출가를 포함한 담당자들이랑 얘기해 내린 결론이야.
우리가 생각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재현해 줘.
기대할게.
미아
그래서 곡을 들은 소감이 어때?
시즈쿠
…정말 멋져요.
최고의 곡에 최고의 연출 계획,
흠잡을 데가 없어요.
미아
Naturally. 그야 당연하지.
시즈쿠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카스미의 라이브를
봤을 때 같은 감동이 없는 걸까?
어째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걸까?)
시즈쿠
저를 위해 이 곡을 만들어 주신 건가요?
미아
…그렇다기보단 만들고 보니 시즈쿠에게 맞는 곡이 된 거야.
최신 유행, 여기 학생들 취향에 관한 자료를 통해 만든 게
시즈쿠의 특성과 맞아떨어진 거지.
란쥬
미아는 이걸 완성할 때까지 서른 곡이나 만들고는 폐기했어.
정말 곡 하나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다니까.
미아
그렇게 많이 폐기했었나?
별로 뜨지도 않을 것 같은 곡은 기억도 안 나.
시즈쿠
저기… 저는 어떤 식으로 노래하면 되나요?
란쥬
이 곡의 스토리와 테마는 방금 준 자료에 나와 있어.
그걸 보고 해석을 확장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건
시즈쿠가 가장 잘하는 거잖아?
시즈쿠
잘하는 것… 네, 맞아요….
란쥬
다음 라이브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 줄지 기대할게.
시즈쿠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Fade in/out.]
시즈쿠
스토리도 테마도 이해가 돼.
곡도 테마와 잘 어울리는, 좋은 곡인 것 같아….
시즈쿠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곡이고,
보는 사람이 좋아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
시즈쿠
잘못된 건 아무것도 없어.
프로가 프로다운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서
마지막으로 내게 넘겨준 거야.
시즈쿠
난 퍼포머로서 그걸 가장 멋진 형태로 선보여서
관객들에게 기쁨을 주는 거고….
시즈쿠
이게 맞는 방식일 거야.
내가 사랑하는 연극 무대도 분명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거니까.
시즈쿠
…….
시즈쿠
어제까지였으면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겠지….
시즈쿠
하지만 지금은 그때 봤던 카스미의 무대가
머릿속을 맴돌고 있어….
난 이 곡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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