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우린 상관도 없는 사람이랑 할 얘기도 없고
얼굴도 보기 싫단 말이에요~! 흥이다!

외부인이라니…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러지 말고 귀여운 얼굴 좀 보여줘.

귀, 귀여운 얼굴?!

아니, 안 속아요!
동호회를 그만두고 부로 가 버린 사람 따위 몰라요!
흥이다, 흥!　

그런 소리 하지 마~ 카스카스~

앗, 껴안지 마세요~!
그리고 전 카스밍이거든요!

카스미, 진정해. 쓰담쓰담.

으으~

…분위기를 보니 얘기는 이미 들었나 보네?

응, 대충은 들었어. 카린이랑 아이는 부로 옮겨 간 거야?
아까 라이브에도 참가했던 거 같은데.
두 사람의 얘기도 듣고 싶은데, 말해 줄 수 있어?

우후후, 언니는 네 그런 면이 정말 좋아.
할 얘기도 많으니 나중에 데이트 어때?

저기요~ 선배를 유혹하지 말아 주실래요?!

이쪽에는 최종병기 아유무 선배가 있다구요!
자, 따끔하게 말해 주세요! 아유무 선배!!

어, 나?! 무,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아우, 정말~~! 카스밍에게는 맨날 하는 말 있잖아요~!!

[Fade in/out.]

자, 일단 진정하고.
카린과 아이 얘기도 들어 보죠.
선배, 뭐부터 물어보고 싶어요?

카린, 아이. 부에서 활동해보니 어때? 재미있어?

선배!
그런 건 평소에 하는 잡담이랑 똑같잖아요~!

어어?! 그, 그런가?
으음… 그, 그럼 부로 옮긴 이유는 같은 건?

그런 건 물어볼 필요도 없어요!
카린 선배도 아이 선배도
스쿨 아이돌의 자부심을 잃어버린 거예요!

그건 아니야!
아이는 스쿨 아이돌의 자부심은 있어!

아이도 동호회에서 활동할 수 있으면 제일 좋지.
그런데 실제로는 거의 활동을 못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연습만이라도 하고 싶었어.

그리고 솔직히 스쿨 아이돌부의 방식에도 관심이 있었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부정하고 싶지는 않거든.
스쿨 아이돌을 사랑하는 사람과는 누구든 친구가 되고 싶으니까.

그래도 카나타는 다 같이 힘을 합치고 싶었는데~

난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동호회에 들어온 게 아니야.
물론 다들 착한 애들이고 정말 좋아해.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고마운 일이고,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렇다고 뭐든지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우리는 동료이면서도 라이벌이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그러니까 나랑 아이의 방식도 인정해 줬으면 좋겠어.
실제로 우리 퍼포먼스를 보고
다들 자극받고 있잖아?

그, 그건 맞아요….
카린과 아이의 댄스는
얼마 전에 비해 수준이 훌쩍 올랐죠….

맞아. 나도 지지 않게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스쿨 아이돌부는 다양한 면에서 수준이 높아.
역시 프로들이구나 하는 느낌이야.

프로? 프로라니, 무슨 프로?

작사가, 작곡가, 안무가, 연출가….
창작 파트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란쥬가 데려온 각 업계 최상급 프로들이거든.

아… 그래서 그렇게 압도적인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구나.

…하지만 카린은 지금 노래를 못 하잖아?

엠마….

난 란쥬의 백댄서가 아니라…
카린의 퍼포먼스가 보고 싶은걸….

거기서는 감수해야 하는 일이야.
부에서는 가장 완벽한 사람이 센터에 서는 무대를 만드니까.
지금은 란쥬가 센터에 서는 상황이긴 하지만….

뒤에서 보고 있으면 느껴져.
그 애의 퍼포먼스는 차원이 다르고, 압도적이라는 게.

하지만 나도 계속 백댄서만 할 건 아니야.
언젠가 내가 메인이 되고 말겠어.

메인이나 백댄서 같은 문제가 아니야.
난 란쥬보다 카린이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걸.

맞아요. 란쥬가 뭐가 대단하다는 거예요….

아니…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르죠.
카스밍도 그 사람이 잘하는 건 알아요.
그래도… 그래도 대단한 스쿨 아이돌은 아니에요!

카스미, 진정해.

선배~!

너희도 한번 부에 와 보지 않을래?
프로가 협조하는 만큼 활동의 수준은 높아.
배울 점도 많을 거야.

맞아. 란쥬도 분명 환영해 줄 거야.

난 절대로 안 갈 거야.

카스밍도요.

카나타는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좋아~

저도… 제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어요… 죄송해요.

사실, 이 얘기를 한 건 오늘이 처음이 아니야.
지금까지 몇 번이나 얘기해봤지만,
그때마다 의견이 모이질 않아서….

저희끼리는 답이 나오지 않아서
선배가 돌아오면 의견을 물어보기로 했었어요.

넌 어떻게 생각해?

미안, 아직 정리가 다 안 되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얘기를 듣고 떠오른 생각을 말해볼게.

응.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을 보고, 그리고 너희를 보고
이 학교에 왔다는 건, 란쥬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스쿨 아이돌에 대한 애정은 있는 것 같아.

아까 아이가 말한 것처럼,
서로 같은 것을 좋아한다면 친구가 되고 싶어.
같이 활동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인 것 같아. 하지만…

오늘 본 라이브를 생각해 보면 확신이 안 서.
관객들도 다들 정말 즐거워 보였고, 분위기도 뜨거웠고,
무대도 엄청 압도적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아키하바라 거리의 대형 모니터에서
μ's와 Aqours의 라이브를 봤을 때와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았거든.

선배~! 역시 선배는 카스밍 편일 줄 알았어요!

그래. 같이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역시 어려울 것 같아.

자, 잠깐! 아직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아. 제대로 얘기를
나눠보고, 만약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우리 모두 스쿨 아이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리고 지금은 우선 부실을 되찾아서
모두가 스쿨 아이돌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

그걸 위해서라도, 일단 대화를 해 봐야지.
아이, 카린. 란쥬와 얘기해 볼 수 있을까?

물론이지! 그럼 지금 바로 가자.
카린, 지금 란쥬가 부실에 있을까?

라이브 영상을 확인한다고 했으니까 있을 거야.
자, 가자.

저, 저기, 너 혼자서 괜찮아? 같이 갈까?

고마워, 아유무. 난 괜찮아. 다녀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