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실 텐데 불러서 죄송합니다.

미안, 자원봉사자들에게 연락해야 해서
바로 가 봐야 하는데… 오늘은 무슨 일이야?

오늘 할 말이 있는 건 제가 아니라 우에하라 양이에요.

아유무가?

자, 안에서 우에하라 양이 기다리고 있어요.

[Fade in/out.]

왠지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으, 응. 오랜만이야…. 아유무… 무슨 일 있어?

요즘 네가 아침에도 방과 후에도 부활동에 안 나와서
시오리코의 도움을 받아 너랑 얘기할 시간을 만들었어.

동호회를 위해 시간을 못 내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있어.

무리하고 있진 않아? 건강을 해치면 다 소용없어.
동호회 애들 모두 널 걱정하고 있다고.

괜찮아.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이 끝날 때까진
절대 쓰러지지 않을 거니까 안심해.

어떻게 안심할 수 있겠어. 조금은 쉬어….
아니, 좀 더 우리한테 의지해 줘.

그건 안 돼. 너희들은 연습에 집중해 줘.
전에 연락했듯이 μ's와 Aqours랑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다고.
그 준비에 모든 시간을 투자해 줘!

물론 연습도 제대로 할 거야.
μ's와 Aqours랑 같은 무대에 서는 거니까,
부끄럽지 않은 퍼포먼스를 해야겠다고는 생각해.

하지만 지금은 우선 자원봉사자를 모아야 하잖아?
너에게 다 떠맡기는 건 싫어. 우리도 돕고 싶다고.

우린 다 같은 동호회 멤버잖아…? 힘을 합치자….

고마워. 하지만 자원봉사자가 별로 안 모인 건
내 탓이니까 내가 책임지고 해결할게.
이건 내가 해야 할 일, 내 일이야.

그것 때문에 너희들에게 폐를 끼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너희를 위해 필요한 일이니까….

우리를 위해?

응.

정말 우리를 생각해 준다면…
우린 네가 동호회에 나오는 게 더 좋아….

물론 그러고는 싶지. 하지만 지금은 힘들어.
내가 할 일을 안 하면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은
실패하고 말 거야. 그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해….

실패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거야?
이렇게까지 하면서 성공시켜야만 해?
포기한다 해도….

포기 안 해! 절대로 포기 못 해.
그렇게 약한 마음가짐으로는 될 일도 안 된다고!

그건 그렇지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이
그렇게나 중요해?!

동호회 활동을 허가받았을 때 가장 먼저 약속했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편이고,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난 지금 그 말을 실감할 수 없어….

그, 그건….
하지만 전국의 스쿨 아이돌이
이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잖아!

다들 무대에 서고 싶고, 이 이벤트에서 꿈을 이루고 싶어 해.
우리 꿈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 꿈도 생각해야지!

μ's와 Aqours도 그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그러니까 이 이벤트는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해.

우리 모두의 꿈이잖아…. 그러니까 꼭 해내야 해.
아유무도 그건 이해하지?

응… 이해해….

그런데 왜…!

이해하지만… 마음이 따라 주지 않아!

어?

내 고집인지도 몰라. 아니, 고집부리는 게 맞을 거야.
네 말이 옳아. 이제 와서 취소하는 건 말도 안 되지.
해야 하는 건… 나도 아는데….

지금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어….

아유무….

나만 그런 게 아니야. 다들 섭섭해하고 있어.
네가 없으니까 역시 허전하다고,
네가 있어야 힘이 난다고….

어, 자원봉사 희망자한테서 전화 왔다!
부재중 알림을 봤구나…. 잠깐만, 이 전화는 꼭 받아야 해.
아유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어?! 자, 잠깐만. 이것만 받아 줘!

응?

있잖아, 이건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항상 고맙다는 뜻에서 시오리코랑 같이 골랐어.
첫 페이지에는 동호회 애들끼리 준비한 서프라이즈도 있어.

아, 서프라이즈라고 미리 말하면 안 되지.
저기, 통화 끝나고라도 좋으니까 일단 오늘은 부실로 가자.
그리고 오랜만에 다 같이 연습을….

미안, 지금은 이쪽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

그래도….

아… 미안. 전화가 끊어졌네….

빨리 다시 걸어야겠어!

잠깐만! 적어도 이 선물만 받아 줘!
우리들의 마음이 적혀 있으니까!

지금 당장 할 일이 있다고 했잖아!
우린 소꿉친구인데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야?!

아….

모르겠어….

저기, 미안….

이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너도 내 마음을 전혀 몰라주잖아?!

난 솔직히 다른 사람들의 꿈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그냥 너랑… 너랑 같이 부활동을 하고 싶어서,
네가 같이 하자고 얘기해 줘서 스쿨 아이돌을 시작한 거라고!

우리를 응원하겠다고,
항상 우리 편이라고 약속했으면서
넌 지금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있잖아!

넌 지금 동호회 상황이 어떤지 하나도 모르지?!
전혀 즐겁지 않다고!

…즐겁지 않으면 난 더 이상
스쿨 아이돌 같은 건 관심 없어….

스쿨 아이돌 같은 건 하기도 싫다고… 이 바보야!!

아, 아유무?!

…왜 그래? 왜 몰라주는 거야?!
사람들의 꿈도 스쿨 아이돌도
아유무에게는 고작 그것밖에 안 되는 거였어…?

난 아유무가 그런 식으로 말할 줄은 전혀 몰랐어….

…제가 끼어들 입장은 아니지만 한마디 하겠습니다.
우에하라 양이 그렇게까지 말하게 된 원인은 바로 당신이에요.

어?

우에하라 양의 표정이 어땠는지 잘 떠올려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