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투, 스리, 포… 좋아.
다들 잠깐 쉬자. 수건이랑 음료는 여기 있어!

땡큐~♪
꿀꺽, 꿀꺽. 푸하아! 시원하다~♪

아이, 그렇게 급하게 마시면 탈 나.

어라? 카나타 선배는요?

저쪽에서 자고 있어.

음냐음냐~….

카나타는 또 자고 있네.

헉, 헉….

시즈쿠, 여기 수건. 마실 것도 있어.

고마워요, 선배.

댄스 연습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드네요….
거의 스포츠예요.

노래하면서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니까….
기본적으로 너희에게 맞게 연습 메뉴를 짜고 있는데
혹시 너무 힘들다 싶은 부분 있어?

아뇨, 괜찮아요.
이래 봬도 연극부에서 조금은 단련이 됐거든요!

그렇구나. 하긴 대사를 큰 소리로 또박또박 발성하고
무대 위에서 장시간 연기하는 것도 체력이 필요하니까.
그러고 보니 요즘은 무대 연습 없어?

네, 지금은 없어요.
하지만 무대 연습이 언제 시작돼도 문제없게
발성 연습과 이미지 트레이닝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역시 대단하네. 이미지 트레이닝은… 보통 어떤 생각을 해?

가령… 연극 관련 책을 읽으면서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거나 해요…. 셰익스피어 같은 거요.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네, 그것도 읽어요.
전에 연기한 적이 있거든요.

로미오와 줄리엣뿐 아니라 리어왕이나 햄릿 같은
4대 비극, 한여름 밤의 꿈, 템페스트….

와~ 다 들어본 적이 있는 제목이야!
4대 비극 중 나머지 두 개가 뭐였더라?

셰익스피어 말고도 체호프랑 라신, 몰리에르….
아, 그리스 연극도 읽어요.
에우리피데스 같은 거요.

에우피…?

비극, 희극 등 다양하게 있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은 만큼
몇 번을 읽어도 하나같이 심금을 울리는 작품들이죠.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요.

계속 읽다 보면 처음에는 머릿속에서 '연기'만 하고 있던 게
차츰 자기 자신이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느끼게 돼요.

보통은 대본을 읽으면서 서서히 몰입하게 마련인데,
명작은 그럴 틈도 없이 독자와 연기자를
이야기 속 세계로 끌어들이죠.

그리고 자신이 처음부터 그 세계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줘요.
이 세상에 있으면서 이 세상이 아닌 세계를 유랑하는 게….

…….

…죄, 죄송해요!
선배를 내버려 두고 저 혼자만 떠들어서…!

후후후, 괜찮아.
연기에 푹 빠진 시즈쿠를 보는 것도 좋거든.

서,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