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벌써 밖이 어두컴컴하네.
멤버들의 연습 스케줄을 고민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
다들 벌써 집에 갔겠지…?)

[Fade in/out.]

얘들아! 곧 학교 개방 시간이 끝나!
어라…? 오늘 방과 후 레슨에 나온 건 카린 혼자야?

어머, 오늘은 안 오는 줄 알았어.
카나타랑 카스미가 안쪽에서 옷 갈아입고 있어.

그랬구나. 그럼 걔들한테도 말하고 올게.

아, 그 전에…
카린, 요즘 매일같이 남아서 연습하던데
너무 무리하는 건 아냐?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
왜냐하면 이 동호회에는…

그 애가 있으니까.
걔를 보면 누구든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

세츠나 말이구나.
카린이랑 세츠나는 사이가 좋나 보네?

후후, 그렇게 보여?
아쉽지만, 아니야.
나 혼자 일방적으로 라이벌로 여기는 거지.

일방적이라니 무슨 말이야!
카린도 세츠나 못지않게 대단한걸!

고마워. 하지만 “못지않을” 정도구나.
“세츠나보다 뛰어난” 것과는 거리가 머네.

엇, 저기, 그건….

우후후. 미안 미안. 조금 심술궂었나?
난 네가 그렇게 거짓말을 못 하는 게 정말 좋아.

이 동호회도 정말 좋아하고.
왜냐하면 요즘 정말 보람을 느끼고 있거든.

모델 일을 할 때는 못 느꼈던 감각이야.
스쿨 아이돌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지.

어?

…난 말이야, 지금까지 모델 일을 하면서
누군가와 경쟁을 한다느니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시키는 일을 하고, 적당히 칭찬받고,
살짝 기분이 좋아지고, 그걸로 끝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지금은 내가 선택한 길에서 남에게 지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

아직은 이상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되고 싶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날들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워. 이게 바로
보람을 느낀다는 거겠지? 모델 일을 할 땐 이런 게 별로 없었어.

그래서 너한테 감사하고 있어.

응?

네가 스쿨 아이돌이 되자고 말해 주지 않았다면
이런 날은 없었을 테고,
지기 싫은 라이벌도 만나지 못했을 거야.

그래서 감사하고 있어.
새삼스러울지 모르지만, 고마워.

내가 꿈꾸는 스쿨 아이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잘 부탁할게.

카린… 나, 온 힘을 다해 도와줄게!
나야말로 앞으로도 잘 부탁해!

이봐, 거기 둘~!
우리가 남아 있다는 걸 잊으면 곤란하지~!

카린 선배, 치사해요~!
카스밍도 선배에게 많이 많이 도움받고 싶은데~!

물론 카스미도 최선을 다해 서포트할게!

어머, 나 혼자 차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 됐네.

카, 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