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하나마루.

실례합니다.

어서 와. 들어오세유.

뭔가 공기가 맑은 느낌이야. 절이라서 그런가?
절이나 신사는 신성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 같아.

루비도 하나마루네 집에 처음 왔을 때
저절로 등이 쭉 펴졌어.

둘 다 와줘서 고마워. 여기, 차 마셔.

고마워. 잘 마실게.

잘 마실게.
…하아, 따뜻하다. 편안해….

[Fade in/out.]

우후후.
마루가 좋아하는 만주랑 전병도 가져왔어유♪
많이 먹어.

우와~ 맛있겠다! …아, 그 전에 하나마루.

우물우물우물, 왜?

볼이 햄스터 같아….
가 아니라, 도서관 소설 모집 이벤트에 참가하려면
하나마루가 꼭 해야 하는 게 있어. 그건….

붓하고 원고지를 준비하는 거지유!

원고지에 붓으로 써도 되나? 번지지 않아?

아니야!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는 거야!

워메!

설마 작품을 응모하려면 데이터 파일로 보내야 할 줄이야….

뭐, 원고지처럼 설정해서 쓸 수도 있으니까
원고지를 준비한다는 말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야.

왜… 왜 종이는 안 돼유?!
예로부터 문호들도 원고지에
끓어오르는 창작 의욕을 발산했는데…!

제본하려면 처음부터 데이터로 받는 게 편해서 아닐까?
손으로 쓴 글이면 다시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니까.

으으… 그래도
마루네 집에 컴퓨터 같은 미래의 물건은 없어유….
제대로 써본 적도 없고….

그래서 노트북을 들고 왔어.
내가 평소에 쓰는 거지만, 이걸 써.

어엇?! 미안해서 못 써유! 이런 엄청난 걸 어떻게….

신경 쓰지 마. 나도 하나마루의 소설을 읽어 보고 싶은걸.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쓰던 오래된 노트북이니까
사양하지 마.

루비도 도울 수 있는 건 도울게.
같이 팍팍 힘내자 루비, 하나마루♪

루비…!
응! 마루, 열심히 해서 컴퓨터 마스터가 될게유!

컴퓨터 마스터가 되는 게 아니라 소설을 써야지~
자, 그럼 컴퓨터 전원부터 켜 보자.
버튼을 누르면 되는데, 어떤 건지 알겠어?

버튼… 이거!

그건 스페이스 바.

워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