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 지금 잠깐 괜찮아?

응, 왜?

영화 티켓이 생겼는데… 같이 보러 갈래?

영화? 좋아!
너랑 같이 간다니 신난다. 무슨 영화야?

음, 애니메이션 영화인데 내용이….

[Fade in/out.]

으, 으으, 으으….

무서웠어… 좀비가, 좀비가 막… 으으으.

예상보다 훨씬 무서웠네… 미안….

예고편에서는 웃긴 장면도 많은 것 같길래
별로 안 무서울 줄 알았거든….
SNS에서도 재미있다고 하고….

웃긴 장면이… 있었나…?

그리고 좀비가 나오는 장면은 무서웠지만,
멋있다는 생각이 든 장면도 많았어.

주인공이 벼랑에서 떨어질 뻔한 여자애를
구하는 장면이라든가…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주인공의 파트너가 좀비 무리에 맞서는 장면도 그렇고.

무기도 거의 다 망가졌는데 평화로운 미래를 믿고,
주인공과 가족과 함께 웃는 미래를 믿고 싸우잖아.

루비였으면 무서워서 숨어 있기만 했을 텐데….

보통은 그렇지.
나도 그 장면은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내가 같은 입장이었다면 무서웠을걸.

그러니까 루비,
만약 정말 그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으아앗! 아아아, 안 돼~!

응?! 뭐, 뭐가?

그 파트너처럼 하면 안 돼~!
왜냐면, 왜냐면 파트너는 마지막에….

네가 그렇게 되면 절대 안 돼!
그럴 거면 루비도 같이 갈 거야!
아니, 루비가 갈 테니까 넌 도망쳐!

…아니, 같이 도망치자고 하려고 했는데….

어? 그, 그런 거였어?

응. 만약 무기가 있더라도
주인공처럼 싸울 자신이 없으니까….

…미, 미안해! 혼자 착각했네.

괜찮아. 굉장히 기뻤고, 조금 설렜는걸.
루비는 의외로 담력도 세고,
비상시에는 결단력도 있는 것 같아.

루비라면 좀비랑 싸울 수 있지 않을까?

뭐어?! 절대 못 해…!
루비는 분명 좀비에게 물리는 타입이야!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고 하잖아?
만약 루비가 좀비가 되면
나를 동족으로 만들어 줄래?

시, 싫어. 넌 사람으로 남아 줘…!
만약 그렇게 되면 네 편이 되도록 노력할게…!
열심히 같이 싸울게…!

아하하.
거봐, 루비는 싸울 수 있다니까.

바, 방금 얘기는 그냥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니까…!

그러고 보니 방금 말한 거랑 비슷한 장면이
영화에도 있었지… 어라? 어디였더라…?
한 번 더 보면서 확인할래?

한 번 더?!
그, 그건 좀… 아앗,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