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하나마루네 집에서 자기로 한 날에
전철이 지연되다니…)

(여기서 버스로 우라 여고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역시 약속 시간에는 늦을 것 같네)

(일단 메시지를 보내야겠다.
'미안해, 조금 늦을 것 같아.
추우니까 부실에서 기다려'. 전송)

[Fade in/out.]

휴우, 드디어 다 왔네…!
하나마루가 기다릴 테니 서둘러야… 어라?

[Fade in/out.]

하나마루?!

안녕! 아니지, 시간이 늦었으니
좋은 밤이야 하고 인사해야 하나?

응, 좋은 밤이야… 어라?! 미안!
내가 늦을 것 같다고 하나마루에게 메시지 안 보냈었나?

아니, 메시지는 잘 받았어유.

뭐야, 그럼 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에헤헤. 처음에는 부실에서 기다렸는데,
'슬슬 네가 올 때가 됐나? 아직인가?' 하면서
1분마다 시계를 보게 되는 거 있지….

그랬더니 시계를 볼 때마다 점점 초조해져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구.

그리고 여기서 기다려야 네가 왔을 때
바로 맞이해 줄 수 있으니까.

아앗, 정말 미안해! 이렇게 추운데 밖에서….

마루가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네가 왔으니까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어.

거짓말하지 마.
이거 봐, 하나마루 얼굴이 얼음장 같네…!

꺄악! 갑자기 뺨을 주무르면 어떡해~

따뜻해져라~ 따뜻해져라~

어휴, 괜찮다니까~

이거 말고 또 해 줄 수 있는 건… 아, 맞다. 이거 써.

?

[Fade in/out.]

불편하지 않으면 이 목도리 두르고 있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게.

…….

앗, 멋대로 내 목도리를 둘러서 미안!
싫으면 풀어도….

후훗… 아니, 이대로가 좋아유. 정말 따뜻해.

어라, 그런데 마루가 계속 쓰고 있으면
이번에는 네가 춥지 않아…?

아냐, 난 괜찮으니까 하나마루가 두르고 있어.

있잖아… 혹시 너만 괜찮으면… 둘이서 같이 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