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공기가 참 상쾌하다. 머리도 개운해♪

간신히 탈출했네.
창문에 손이 닿아서 천만다행이야.

그런데 장치는 괜찮은 거야?
제대로 종료 절차를 밟은 게 아니잖아.
그냥 콘센트에서 뽑아 버리다니….

괜찮아, 괜찮아. 도저히 모르겠을 때는
강제 종료해서 초기화한 적도 있거든.
그랬다고 고장 난 적도 없어.

저번에 다른 장비에 그랬다가
고장 내지 않았나요…?

어, 아, 그게, 기억이 잘 안 나네, 아하하하.

적어도 뭔가를 만드는 입장이니
더 조심히 다뤄 줘….

아까 강제 종료한 것 때문에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러게. 미완성이긴 해도 열심히 만든 꿈의 장치니까.
빛을 보지도 못하고 폐기되면 너무 아까울 거야.

뭐, 만약 장치가 고장 나서 연구가 중단돼도
이번 체험만으로도 기사는 어느 정도 쓸 수 있겠지만….

에, 에리, 소장실에서도 부탁했지만
이 일은 부디….

에리. 이거 받아! 줄게!

어? 이건… 장치에서 나온 귤?
이렇게 많이 줘도 돼?

응. 그러니까 장치 얘기는 당분간 비밀로 해 줘.
그 대신 연구 성과가 나오면
에리한테 제일 먼저 알려 줄게!

…알겠어, 기다릴게.
그때는 우리 잡지가 단독으로 취재하게 해 줘.

응!

그나저나 이 귤은 평범한 귤은… 아니지?
먹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 거야?

먹은 만큼 시간이 멈춰!! …아마도.

“아마도”구나. 우후후♪ 과학 잡지의 기자로서
직접 효과를 검증해 볼게.
오늘은 많은 얘기를 들려줘서 고마웠어♪

[Fade in/out.]

우물우물…
휴, 아무리 먹어도 귤이 줄어들질 않네요….

이제 더 만들 디저트도 없는데~
평범한 요리에도 넣어 볼까~?

이것도 어쨌거나 연구소의 중요 기밀이니
주변에 나눠 줄 수도 없고….
다 같이 열심히 먹어 치우자.

그런데 이 귤, 성분 조사 결과는 평범한 귤이랑 똑같았지?
영양가는 엄청 높았지만….

시간이 멈춘 느낌도 안 들고…
끙~ 성과를 내려면 한참 더 걸리겠네~

어, 메시지가… 에리다!

“치카, 오랜만이야. 연구소 사람들은 잘 지내?
오늘은 네게 할 얘기가 있어서 연락했어.”

“저번 취재 때 받은 귤 말인데,
그걸 먹었더니 진짜로 시간이 멈췄어!”

“원고를 쓰기 전에 먹었는데, 다 쓰고 나서
시계를 봤더니 시간이 거의 안 지난 거야.”

“그 장치, 완성된 거 아닐까? 또 취재하러 갈게.
아, 잡지는 다음 주 월요일에 발매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안부 전해 줘♪”

…어떻게 된 거야? 에리는 시간이 멈춘 거야?
우린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러게… 굳이 따지자면 컨디션이 엄청 좋아지긴 했지만,
그것 말고는 전혀….

혹시 영양분이 풍부한 귤을 먹고
힘이 펄펄 나서 원고도 빨리 쓴 거 아닐까~?

가능성은 있네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시간 조작일지도 몰라요.
체감 시간을 조작한 거죠!

그러니까… 실패했지만 실패가 아니었다는 거네!
신난다~!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어!

좋았어~ 오늘도 생활과 함께하는
즐거운 발명품을 다 같이 만들자!

(리코 · 코토리 · 카나타) 응!
(세츠나)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