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우미?

안녕하세요. 휴일에 뵙다니 우연이네요, 어디 가시는 길인가요?

응. 오늘은 부활동도 없으니까 쇼핑하러 가는 길이야.
우미, 그 짐은… 혹시 궁도를 하러 가는 길이야?

네. 오늘은 연습 시합이 있거든요.

그렇구나!
(활이 우미 키보다 더 커. 저걸 어떻게 다루는 걸까?)

(우미가 활을 쏘는 모습도 보고 싶다.
하카마 차림도 잘 어울리겠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표정에 다 드러나요.

그, 그래?!

후훗. 구경하기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연습 시합은 견학하실 수 있어요.

그래도 돼? 내가 방해되지 않을까?

아뇨, 당신이라면 환영이에요.
저기…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세요.

고마워, 우미!

[Fade in/out.]

후우….

(아직 시합이 시작하려면 시간이 남았는데…
우미, 긴장하고 있으려나?)

그럼 다녀올게요.

응. 힘내, 우미…!

[Fade in/out.]

시합 수고했어, 우미!
차례차례 과녁에 명중시키던 모습 정말 멋있었어!

너무 오래 걸렸죠, 미안해요.
견학하기 지루하지는 않았나요?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
팽팽하게 긴장된 도장의 분위기도, 당당하게 선 모습도,
활 쏘는 소리도 전부 신선했어.

그리고 가만히 집중하는 우미를 보고…
이런 모습들이 모여 지금의 우미를 만든 거라는 걸 느꼈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들과 겨루는 시합이지만,
중요한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니까요.

당신이 보고 있으니까 적당히 긴장돼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덕분에 잘 집중할 수 있었어요.

정말? 방해되지 않았다니 다행이야.

방해라니 그럴 리가요!

당신의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괜찮으면 또 보러 와주세요.